인천-시카고 노선 증편 계획 등 철회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아시아나항공이 자사 중장기 전략의 일환인 '미국 데일리체제 구축' 계획을 결국 보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반기부터 미주지역 전 노선을 매일 1회 이상 운항하며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었으나, 고유가에 따른 비용부담이 걸림돌이 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월부터 계획한 인천~시카고 노선의 증편계획을 취소했다. 현재 주 4회 운영되고 있는 시카고 노선은 7월부터 주 3회 늘어난 주7회 운항될 예정이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카고, 하와이 호놀룰루, 시애틀 노선을 각각 주 7회로 증편해 미주지역 전체 정기노선에서 일 1회, 주 7회 이상의 데일리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고유가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지난 3월 시카고, 시애틀 노선을 성수기 시즌인 10월 초까지만 증편 운항키로 했고, 지난달 말에는 아예 시카고 노선의 증편계획 자체를 보류키로 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유가급등으로 풀이된다. 미주노선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단거리 대비 유류소모량 비중이 커 유가급등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 B747-400 기종으로 인천~로스앤젤레스(LA)를 운항했을 때 들어가는 연료소모량은 약 16만9300ℓ로, 유가가 1달러 오르면 120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현재 항공사들은 유가 추이에 따라 승객들에게 유가할증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할증료에 의한 유가 상승분 커버율은 60%수준에 불과해 나머지는 항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다른 이유가 아닌, 유가 급등 때문”이라며 “미주노선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단거리 대비 유류소모량 비중이 커 일부 노선의 증편계획을 보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타 항공사 대비 장거리 노선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이번 증편을 통한 데일리 체제 구축은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꼽혔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지역에서 로스앤젤레스(LA, 주 14회), 뉴욕(주 7회), 샌프란시스코(주 7회), 시카고, 하와이 호놀룰루(주 2회), 시애틀(주 5회) 등 6개 정기노선을 운영 중이다.
대신 아시아나항공은 싱가포르, 세부, 홍콩 등 동남아노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아시아나항공의 세부노선은 내달 4일부터 매일 운항체제,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매일 2회 운항체제를 갖추게 된다. 또한 싱가포르 노선은 이달 말부터 주 3회 추가된 주 10회 운항되고, 홍콩은 주 10회 추가된 주 24회로 대폭 늘어난다.
한편 미국 시카고 노선과 함께 증편키로 했던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 시애틀 노선의 경우, 당초 예정대로 운항 횟수를 늘리는 동시에 시기를 7월10일로 앞당기며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수 있게끔 조정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