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가정의 달이 누군가에겐 '공포의 달'로 다가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월만 되면 멀리 떠나고 싶다'는 글이 게시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31세 미혼남이라 밝힌 글쓴이(아이디 shi***)는 "돈 나가는 날만 많은 5월은 '공포의 달'이라며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에 이어 어머니와 여자친구 생일까지 5월"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삼촌, 어린이날 뭐 사 줄거야?' 묻는 조카 전화를 받았다"며 "조카 2명에게 각각 5만 원 이상의 장난감은 사줘야 삼촌 체면이 선다"고 했다. 이어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20만원씩 드리고, 어머니 생신 선물을 사는 데 추가로 20만원이 더 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스승의 날에는 학원선생님에게도 3만원 정도의 스카프를 사주고, 성년의 날에는 올해 대학 들어간 사촌 여동생에게 사촌들이 20만원씩 모아서 노트북 컴퓨터를 사주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여자친구에게는 이벤트와 맛집 풀코스, 그리고 예전부터 눈여겨 봤던 옷을 사주기로 해서 이날만 30만원 정도 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총 123만원을 써야 5월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불편한 진실, 누가 알아주나?"라고 글을 마무리하며 서러운 심정마저 드러냈다.
네티즌들의 공감이 이어졌다. 이 글에는 "너무 대가족이네요.", "무지 공감되네요", "5월은 카드회사만 대박 터지는 달", "좋은 삼촌이네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 행복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5월이 되니 허리가 휘청한다"며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한 고민을 올린 네티즌(nx4***)도 있다. 그는 "5월은 모든 어머니들에게 가장 고민이 많은 달"이라며 "학교에서 선물을 안 받는다는 공문을 보내왔지만, 그래도 감사표시는 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을 따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담스러운 선물은 촌지 같고, 가벼운 선물은 성의가 없어 보인다"며 어떤 선물이 좋을지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밖에도 인터넷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 때문에 고민하는 사연들을 손쉽게 마주칠 수 있다.
아이디 'wkl***'는 개인 블로그에 "어버이날이 다가오면서 고민 또한 커져만 가는데요. 자식들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죠."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에서는 "잔인한 4월이 가고 무서운 5월이 왔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게다가 와이프 생일"(jus***)"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어버이날. 선물은 뭘로 하시나요? 사는 사람 부담 안 되고 받는 분 즐거운"(web***')이라고 선물 추천을 부탁하는 글도 눈에 띈다. 아이디 'ryu***'는 "스승의 날이 부담되긴 해. 이반 저반에서 수업을 듣는데 다 드려야 하나?"라며 난감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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