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개포동 재건축 조합원들과 만나, 평형문제만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다음세대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공동주택 내에 카쉐어링 제도도 도입이 가능하다. 한 집에 차량을 두 대, 세 대 둘 것 없이 온라인을 이용해 시간을 정하고,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임 6개월을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전하나줄이기' 밑그림을 발표하며 꺼낸 말이다.
박 시장은 "현재 서울의 전력자급률은 2.8%인데 반해 전국의 에너지 소비 중 서울지역은 8.1%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유럽 선진국 등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중장기과제로 삼고 있는데, 앞으로 서울도 다음세대를 위한 아름다운 투자로 에너지절약과 생산이 의무적인 과제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2014년까지 전력자급률을 8%를 달성하고, 200만toe를 절감해 원전 1기를 대체하기위해 오늘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됐다"면서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고, 또 실현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10대 핵심 사업은 ▲햇빛도시 건설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건물 에너지효율 향상 ▲LED를 통한 스마트조명도시 구현 ▲도시계획 심의 강화 ▲신축건물 에너지총량제 ▲수송체계의 친환경 고효율화 ▲녹색일자리 4만개 창출 ▲에너지절약 시민 실천문화 형성 ▲녹색에너지재단 등 설치 등이다.
우선 햇빛도시 건설은 서울 전체 주요 건물 옥상과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자치구 1에너지 자립마을 조성해 중앙집중식 전력공급이 불러올 수 있는 전력대란도 대비한다. 2014년까지 공공청사, 학교, 주택, 업무용 건물 등 1만여 건물에 290W 햇빛발전소를, 지역공동체나 합동조합이 발전사, 공익법인 등과 공공시설 26곳에 나눔발전소 30MW를 설치한다.
더불어 상시 전력공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지하철 차량기지, 상하수도 시설, 상암·마곡 지구, 병원 호텔 학교 등 131곳에 230MW를 설치하고, 작은 낙차로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발전소를 탄천, 중랑천 등 5곳에 세운다.
이외에도 중대형건물, 단독주택, 업무용건물, 임대주택, 학교 등 에너지다소비건물 1만2200여곳에 3년간 에너지효율개선사업(BRP)을 추진한다. 또 LED조명을 지하철 역사, 상가,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100% 보급해 교체한다.
서울시는 건물에만 적용하던 에너지총량제를 도시개발계획 수립에도 적용토록 하고,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비율도 올 6%에서 2014년 10% 이상까지 강화한다.
아울러 시간제로 공동이용하는 카 쉐어링 사업을 연내 시행해 올 500대 차량을 운영해 2만5000명의 회원을, 2년후에는 3000대로 늘려 15만명의 회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9%에 머물고 있는 대형건물 승용차 요일제 가입률도 2014년엔 50%까지 높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오는 2014년까지 3조2444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 중 시비는 6366억원, 국비는 2321억원, 민자유치로 2조3757억원이 투자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매년 2조80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4만개의 에너지분야 녹색일자리 창출, CO2 733만t 감축을 전망하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최근 별명을 하나 갖게 됐는데 '원또'라고 '박원순이 또 해냈구나'라는 뜻인데, 저를 미덥게 생각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사고를 쳤나 생각할지 모르겠다"면서 "취임 후 6개월 아직 이르지만, 서울시정을 못미더워하는 시민들에게도 기분 좋을 만한 '원또'가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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