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측근 줄줄이 추락..지난해부터 연이어 터져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의 비리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5일 검찰에 전격 소환된다. 최 전 위원장은 2007년 복합물류단지 시행사 파이시티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이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여론조사에 사용했다고 밝힘에 따라 이번 사태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파이시티 전 대표 이모씨가 최 전 위원장의 고향 후배인 건설업자 이모씨에게 11억원을 건넸고, 이 돈 가운데 일부가 2007년과 2008년 최 전 위원장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이 돈에 대해 "로비 성격의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파이시티 공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08년 3월부터 방통위원장을 맡아오다 지난 2월 비리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했다. 포항 출신의 최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대학동기로, 이 대통령의 대선캠프 콘트롤타워였던 '6인회'의 일원이다. 검찰은 건설업자 이씨가 파이시티측으로부터 돈을 받아갈 때 박영준 전 지경부 차관의 이름도 언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박 전 차관의 연루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중이다.
이 대통령 핵심측근의 비리는 지난해부터 연이어 터져 나왔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시발점이었다.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은 전 감사위원은 지난해 7월 부산저축은행측 브로커로부터 금융당국의 검사를 완화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0만원을 받는 한편 친형의 취업 알선을 부탁해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달에는 이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일했던 윤만석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저축은행 브로커에게서 1억원을 받은 혐의였다.
올들어 2월에는 김해수 전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사장은 청와대 정무1비서관 시절 부산저축은행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정치자금 2억여원을 받았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인 박태규씨로부터 1억3000여만원을 받아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1억3000여만원을 받아 구속됐다.
청와대는 최 전 위원장 비리의혹이 불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로부터 받은 돈을 대선과정에서 사용했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면서 "지금으로서는 불법 대선자금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로서는 뭐라고 얘기할 게 없다"며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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