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해하기 어렵네' 올림푸스 주총이 남긴 숙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초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15억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회계부정이 터지고도 회사측이 요청한대로 임원선출이 이뤄진다. 서구 기업 세계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최근 신임 경영진 선임을 놓고 일본의 유명 기업 올림푸스와 서양계 주주·전직 경영진이 벌인 갈등은 새로운 불씨를 남기고 있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휘청댄 일본의 유명 내시경 및 카메라 업체 올림푸스는 무난히 신임 경영진에 대한 승인을 받아냈다.


해외 투자자들과 의결권대행기관들의 공격 속에 채권단의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 탄생한 올림푸스 신임 이사진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 서방언론들은 벌써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지나 20일 도쿄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기모토 야스유키 회장과 사사 히로유키 신임 사장 등 11명의 신임 이사진을 선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모든 안건이 회사측의 안건대로 처리됐다. 안건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율도 70%에 육박했다.


975명의 주주가 참석한데다 3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논쟁이 부각된 주총치고는 싱거운 결과다.


이번 주총과 관련해 세계적인 의결권 컨설팅업체인 ISS측은 기모토 야스유키 회장과 히데아키 후지츠카 전 미츠비시 은행 임원, 마사시 시미즈 전 일본 생명 임원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일본생명은 올림푸스의 지분 4.9%를 가진 주요 주주다.


ISS는 사사 신임 사장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었다. 그가 13년간의 손실을 감춰온 기업을 이끌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주장이었다. ISS측은 주주들은 재무제표 수정안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을 권했다.


결국 표대결이 이뤄졌고 채권단을 등에 입은 회사측의 입장대로 안건들이 모두 통과됐다.


반면 올림푸스의 회계부정을 발견해냈다 해임된 마이클 우드포드 전 최고경영자(CEO)를 이사로 선임하자는 주주제안은 채택조차 되지 않았다.


올림푸스와 각을 세워온 우드포드 전 사장은 올림푸스가 주주제안을 무시했다며 상법위반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타지바나 증권의 투자전략가인 게니치 히나로는 "이번 승인은 경영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해외언론들은 이번 주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헤이우들의 발언을 인용해 "올림푸스의 새출발이 가능하겠느냐. 챙피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독립적이기 보다는 채권단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이사회가 채워진데 대한 반발이다.


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소수 개인 투자자들의 주총발언을 소개했다. 이 투자자는 "왜 당신들이 만드는 우수한 내시경을 스스로를 들여다 보는데 사용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신임 이사들은 자본 제휴 등 올림푸스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야 상황에서 이번 주총을 통해 해외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받아든 셈이다.


이와 관련 사사 신임 사장은 "우리는 너무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회사의 가치가 추락했다.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