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연미기자]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 확충을 위해 15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오전(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영국(150억불)·호주(70억불)·싱가포르(40억불)와 함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한국 등의 참여로 IMF는 20일 오전 11시 현재 모두 3610억달러의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설정한 목표액 4000억달러의 90%를 웃도는 금액이다.
박 장관은 "한국이 15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한 건 IMF의 전체 확충 목표액과 G20 의장을 지낸 한국 경제의 위상, IMF의 한국 쿼터 비중, 그리고 다른 G20 회원국들의 참여 규모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G20이 합심해 IMF 재원 확충 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세계 경제위기의 진앙지인)유로존도 역내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이 제공하는 150억달러는 회원국과 IMF간의 양자협정에 따른 융자 방식으로 지원된다. 외환보유고에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 자금 문제로 곤란을 겪는 회원국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따라서 한국이 제공하기로 한 150억달러는 경우에 따라 전액이 지원 될수도, 일부만 지원 될수도 있다.
이번 재원 확충 참여로 한국은 불과 15년 만에 IMF 구제금융 신청국에서 공여국으로 입장을 바꾸게 됐다. 워싱턴 현지에서는 한국을 '개도국 신화의 주인공' '롤모델'로 부르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