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가족 초청 대산공장서 나무심기 행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12일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삼성토탈 대산공장. 평소 오가는 사람이 드문 석유화학 공장이지만 이날만큼은 공장이 북적거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람들 가운데는 공장과 어울리지 않는 나이 든 어르신과 아주머니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공장을 찾은 이유는 공장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였다.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은 이날 공장 내 부지에 나무를 심는 행사를 개최했다. 작년 하반기 입사한 신입사원을 포함한 임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 100여명을 초청, 모두 230여명이 참가했다.
가족들은 평소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석유화학 공장을 견학하는 동안 고단한 일터에서 근무해야 하는 자녀를 대견해하면서 특히 깨끗한 공장 환경과 가족 같은 임직원들을 지켜보며 뿌듯해했다는 후문이다.
식목행사를 통해 이들은 주로 과실나무를 심었으며 각자 자신이 심은 나무에 자신의 이름을 달아 자신의 나무라는 표시도 했다. 회사 측은 이들의 나무에서 올가을 과일이 영글면 이를 수확해 각자의 집으로 보내줄 예정이다.
삼성토탈이 이처럼 식목 행사에 가족들을 초청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앞서 식목행사에 참가했던 직원들은 이미 자신의 이름을 건 나무를 가지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시간에 틈틈이 나무를 돌볼 수도 있다.
석유화학 공장에 나무를 심는 것은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석유화학 제품은 휘발성이 강해 자칫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쉽게 불에 탈 수 있는 나무가 있으면 큰 화재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토탈은 파이프와 철골구조물로 이뤄진 석유화학 공장에 대한 역발상 차원에서 공장에 나무를 심고 있다. 자칫 삭막할 수 있는 공장에 녹색부지를 넓혀 보다 안락하고 친환경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회사 행사에 가족을 초청하자 직원 사이에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또 가족들도 회사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삼성토탈은 또 가족들을 위해 회사 소식지를 직원의 집이 아닌 부모님 집으로 보낸다. 자녀가 다니는 회사에 대한 소식을 부모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한층 늘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가동지역에 나무를 심는 것은 아니지만 공장부지 내 상당부문을 녹지화했다”며 “직접 과일을 받아본 직원 사이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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