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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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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0원짜리 햄버거 어떤 맛이길래...
팻버거 VS 모스버거, 수제버거 시장 도전장 낸 그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오주연 기자] 한국이 어느덧 수제버거 시장의 격전지가 됐다. 최근 몇년 새 외국계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속속 수제버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연 800억~1000억원대. 수제버거는 1조원 규모인 패스트푸드 버거 시장에 비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웰빙음식'이라는 전략으로 시장을 키우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올초에는 미국 '팻버거(fatburger)'가 청담동에 상륙했고 지난 4일에는 일본의 유명 수제버거 '모스버거(mosburger)'가 강남역 인근에 매장을 열었다.


미국에서 건너온 팻버거는 일본 SW그룹의 한국법인이 프랜차이즈 판권을 사들여 점포를 열면서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스버거는 국내 기업과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같은 수제버거지만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 프리미엄 수제버거인 팻버거가 1년에 2~3곳에 매장을 늘리는 식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면 패스트푸드 버거와 가격 차가 크지 않은 모스버거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점포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팻버거 청담점 매장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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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버거..족보(?)가 다른 럭셔리 버거


햄버거 한 개 값이 1만6100원. '팻버거 트리플'은 팻버거 매장에서도 가격이 가장 비싼 버거로 통한다. 패티(햄버거에 넣는 고기)를 세장이나 얹을 수 있어 버거에 '트리플'이 붙는다. '대식가'들을 위한 버거인 셈인데 어른 손을 쫙 벌려야 겨우 잡을 수 있다.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 들여온 변성우 SW그룹 한국법인 대표(34ㆍ사진)는 팻버거에 대해 '족보부터 다른 버거'라고 강조했다. 유창한 전문용어(?)가 난무할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족보 얘기를 꺼내는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팻버거의 고향은 미국 캘리포니아. 족보가 다르다는 것은 60년 전통을 가진 정통 미국식 버거라는 점에서, 또 한 가지는 재료의 신선도나 질에서 진골 중에 진골이라는 의미다.


195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문을 연 팻버거는 지금은 뉴저지와 플로리다, 일리노이, 워싱턴 등 미국 내 12개 주와 캐나다, 중국, 홍콩, 마카오, 두바이 등에 105개 매장을 갖고 있다.


한국 팻버거는 패티를 뺀 모든 재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들여온다. 매장에서 식자재를 담당하는 직원이 매일 새벽 가락시장을 찾아 그날 쓸 만큼 야채를 사온다. 케찹은 하인즈 제품을 쓴다.


진짜 자부심은 패티에 있다. 변 대표는 "한우 1++(최고등급)에 해당하는 쇠고기를 미국에서 수입해 그날 쓸 만큼만 그라인딩하고 사용하다 모자라면 못 팔고, 남는 패티는 전량 폐기처분한다"며 "소스 맛으로 승부하는 다른 수제버거와는 비교하지 말라"고 했다.


배합사료가 아닌 유기농 콩을 먹인 쇠고기만 들여오고 패티의 지방비율도 16%로 관리해 지방 20%대의 다른 패티나 돼지고기를 섞어 쓴 것과 차별화한다. 햄버거의 패티는 사람에게는 심장, 자동차로 보면 엔진과 같다는 게 변 대표의 얘기다.


어니언 링 등을 튀기는 기름도 하루에 서너번씩 바꾼다. 햄버거집 답지 않게 과일주스는 100% 생과일만 갈아서 내온다. 핫도그와 샌드위치를 뺀 햄버거 메뉴는 5가지에 불과하지만 주문 가능한 가지 수는 수십 종류. 내용물을 넣었다 뺐다 맞춤형으로 주문받기 때문이다.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변성우 SW그룹 한국법인 대표


과도한 투자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팻버거 국내 매장은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등 패스트푸드점과 다른 수제버거 브랜드까지 몰려있는 강남구 청담사거리에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는데 매장 규모만 460㎡로 테이블이 30개(좌석 110개)다. 흡연하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모킹룸이 별도로 마련했고 저녁에는 간단한 맥주도 판다.


초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고 중ㆍ고등학교 시절은 한국에서, 다시 미국에 건너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일본 후쿠오카 SW그룹 한국법인으로 온 변 대표는 제대로 된 버거맛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모스버거..맞춤요리, 이쯤은 돼야지


사쿠라다 아쓰시(61ㆍ사진) 일본 모스버거푸드서비스 대표가 한국을 찾은 건 지난 4일이다. 익살스런 외모의 아쓰시 대표는 'M'자(字)가 새겨진 모스버거 특유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 기자들 앞에 서 패스트푸드 버거의 대명사인 맥도날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미리 만들어놓고 시간당 효율성을 따지는 패스트푸드와 비교했을 때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정크푸드로 비춰지는 기존 '버거' 이미지와는 한차원 다른 버거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스버거는 1972년 일본 동경 나리마스에 처음 선보인 이래 40년 동안 일본 토종 햄버거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다. 모스버거푸드서비스는 일본 외식업체 최초로 일본 니케이에 상장된 회사다. 3월 말 현재 일본에만 점포가 1411개가 있고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 세계 8개국에 292개의 점포를 열었다.


국내 합작사인 미디어윌과 올해 한국에 매장 8개를 더 열고 5년 내에 5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 남양유업과도 합작계획을 추진했다가 결국 생활정보지 벼룩시장, 구인구직사이트 아르바이트천국 등을 운영해 홍보에 능한 미디어윌과 손 잡은 것도 공격적 목표 때문이다.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사쿠라다 아쓰시 모스버거 대표

아쓰시 대표가 말하는 모스버거의 특징은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조리를 시작하는 '애프터 오더 주문 시스템'이다. 수제버거의 품질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패스트푸드 버거와 비슷한 수준을 맞춘 것이 경쟁력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데리야끼버거(3900원)와 라이스버거(4300원)다. 모스버거는 1973년 간장과 된장 소스를 사용한 데리야끼버거를 업계 처음으로 개발했고 국내 패스트푸드점에서 인기를 끌었던 패티를 밥으로 만든 라이스버거도 1987년 최초로 만들었다.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모스버거 매장이 가장 많은 곳은 대만(218개). 인구 12만명당 1개꼴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쓰시 대표은 "4800만명 인구의 한국에서는 400여개의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며 "햄버거를 먹지 않았던 고객들이 모스버거를 통해 한번쯤 접하고 싶도록 자극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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