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시계아이콘02분 3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16,000원짜리 햄버거 어떤 맛이길래...
팻버거 VS 모스버거, 수제버거 시장 도전장 낸 그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오주연 기자] 한국이 어느덧 수제버거 시장의 격전지가 됐다. 최근 몇년 새 외국계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속속 수제버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연 800억~1000억원대. 수제버거는 1조원 규모인 패스트푸드 버거 시장에 비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웰빙음식'이라는 전략으로 시장을 키우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올초에는 미국 '팻버거(fatburger)'가 청담동에 상륙했고 지난 4일에는 일본의 유명 수제버거 '모스버거(mosburger)'가 강남역 인근에 매장을 열었다.


미국에서 건너온 팻버거는 일본 SW그룹의 한국법인이 프랜차이즈 판권을 사들여 점포를 열면서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스버거는 국내 기업과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같은 수제버거지만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 프리미엄 수제버거인 팻버거가 1년에 2~3곳에 매장을 늘리는 식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면 패스트푸드 버거와 가격 차가 크지 않은 모스버거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점포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팻버거 청담점 매장 외부.
AD


팻버거..족보(?)가 다른 럭셔리 버거


햄버거 한 개 값이 1만6100원. '팻버거 트리플'은 팻버거 매장에서도 가격이 가장 비싼 버거로 통한다. 패티(햄버거에 넣는 고기)를 세장이나 얹을 수 있어 버거에 '트리플'이 붙는다. '대식가'들을 위한 버거인 셈인데 어른 손을 쫙 벌려야 겨우 잡을 수 있다.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 들여온 변성우 SW그룹 한국법인 대표(34ㆍ사진)는 팻버거에 대해 '족보부터 다른 버거'라고 강조했다. 유창한 전문용어(?)가 난무할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족보 얘기를 꺼내는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팻버거의 고향은 미국 캘리포니아. 족보가 다르다는 것은 60년 전통을 가진 정통 미국식 버거라는 점에서, 또 한 가지는 재료의 신선도나 질에서 진골 중에 진골이라는 의미다.


195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문을 연 팻버거는 지금은 뉴저지와 플로리다, 일리노이, 워싱턴 등 미국 내 12개 주와 캐나다, 중국, 홍콩, 마카오, 두바이 등에 105개 매장을 갖고 있다.


한국 팻버거는 패티를 뺀 모든 재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들여온다. 매장에서 식자재를 담당하는 직원이 매일 새벽 가락시장을 찾아 그날 쓸 만큼 야채를 사온다. 케찹은 하인즈 제품을 쓴다.


진짜 자부심은 패티에 있다. 변 대표는 "한우 1++(최고등급)에 해당하는 쇠고기를 미국에서 수입해 그날 쓸 만큼만 그라인딩하고 사용하다 모자라면 못 팔고, 남는 패티는 전량 폐기처분한다"며 "소스 맛으로 승부하는 다른 수제버거와는 비교하지 말라"고 했다.


배합사료가 아닌 유기농 콩을 먹인 쇠고기만 들여오고 패티의 지방비율도 16%로 관리해 지방 20%대의 다른 패티나 돼지고기를 섞어 쓴 것과 차별화한다. 햄버거의 패티는 사람에게는 심장, 자동차로 보면 엔진과 같다는 게 변 대표의 얘기다.


어니언 링 등을 튀기는 기름도 하루에 서너번씩 바꾼다. 햄버거집 답지 않게 과일주스는 100% 생과일만 갈아서 내온다. 핫도그와 샌드위치를 뺀 햄버거 메뉴는 5가지에 불과하지만 주문 가능한 가지 수는 수십 종류. 내용물을 넣었다 뺐다 맞춤형으로 주문받기 때문이다.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변성우 SW그룹 한국법인 대표


과도한 투자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팻버거 국내 매장은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등 패스트푸드점과 다른 수제버거 브랜드까지 몰려있는 강남구 청담사거리에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는데 매장 규모만 460㎡로 테이블이 30개(좌석 110개)다. 흡연하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모킹룸이 별도로 마련했고 저녁에는 간단한 맥주도 판다.


초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고 중ㆍ고등학교 시절은 한국에서, 다시 미국에 건너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일본 후쿠오카 SW그룹 한국법인으로 온 변 대표는 제대로 된 버거맛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모스버거..맞춤요리, 이쯤은 돼야지


사쿠라다 아쓰시(61ㆍ사진) 일본 모스버거푸드서비스 대표가 한국을 찾은 건 지난 4일이다. 익살스런 외모의 아쓰시 대표는 'M'자(字)가 새겨진 모스버거 특유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 기자들 앞에 서 패스트푸드 버거의 대명사인 맥도날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미리 만들어놓고 시간당 효율성을 따지는 패스트푸드와 비교했을 때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정크푸드로 비춰지는 기존 '버거' 이미지와는 한차원 다른 버거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스버거는 1972년 일본 동경 나리마스에 처음 선보인 이래 40년 동안 일본 토종 햄버거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다. 모스버거푸드서비스는 일본 외식업체 최초로 일본 니케이에 상장된 회사다. 3월 말 현재 일본에만 점포가 1411개가 있고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 세계 8개국에 292개의 점포를 열었다.


국내 합작사인 미디어윌과 올해 한국에 매장 8개를 더 열고 5년 내에 5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 남양유업과도 합작계획을 추진했다가 결국 생활정보지 벼룩시장, 구인구직사이트 아르바이트천국 등을 운영해 홍보에 능한 미디어윌과 손 잡은 것도 공격적 목표 때문이다.


강남서 충돌한 美·日의 '햄버거 자존심' 사쿠라다 아쓰시 모스버거 대표

아쓰시 대표가 말하는 모스버거의 특징은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조리를 시작하는 '애프터 오더 주문 시스템'이다. 수제버거의 품질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패스트푸드 버거와 비슷한 수준을 맞춘 것이 경쟁력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데리야끼버거(3900원)와 라이스버거(4300원)다. 모스버거는 1973년 간장과 된장 소스를 사용한 데리야끼버거를 업계 처음으로 개발했고 국내 패스트푸드점에서 인기를 끌었던 패티를 밥으로 만든 라이스버거도 1987년 최초로 만들었다.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모스버거 매장이 가장 많은 곳은 대만(218개). 인구 12만명당 1개꼴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쓰시 대표은 "4800만명 인구의 한국에서는 400여개의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며 "햄버거를 먹지 않았던 고객들이 모스버거를 통해 한번쯤 접하고 싶도록 자극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