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마감가 기준으로 2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7일(1982.15) 이후 한 달여 만이다. 'G2(미국·중국)' 경기침체 우려 등 해외발 악재에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이슈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3700계약 이상을 내다파는 등 강한 매도세를 나타내며 베이시스가 악화되자 차익거래로 1000억원 이상의 매물이 나왔고 비차익으로도 기관을 중심으로 1000억원 이상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 주 말 성금요일(Good Friday) 연휴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주요증시가 휴장이었으나 미국 3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12만1000건으로 예상치(20만3000건)를 크게 밑돌면서 코스피 투자심리는 장 시작부터 얼어붙었다. 이날 2008.03으로 갭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이 진행될수록 차츰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었다.
오전 장 중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대비 3.6% 상승, 직전달 상승률(3.2%)과 전문가 예상치(3.4%)를 웃돌았다는 소식도 악재였다. 코스피는 이날 저가를 1995선까지 내리는 등 2000선을 전후로 공방을 벌이다 결국 2000선을 이탈한 채 장을 마쳤다.
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1.95포인트(1.57%) 내린 1997.08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4억6247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4조2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날 "이날 조정은 주말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둔화 등에 따른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이후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미국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 기대로 연결돼, 기존 추세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날 개인은 237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저가매수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0억원, 788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의 경우 투신(-708억원)을 중심으로 보험, 사모펀드, 기금 등에서 '팔자'세를 나타냈다. 국가·지자체 물량 중심의 기타계에서는 934억원 가량 매도 물량이 나왔다. 프로그램으로는 2363억원 매도 물량이 출회됐다. 차익 1071억원, 비차익 1291억원 순매도.
주요 업종들 가운데서도 음식료품(0.95%)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의료정밀(-4.17%), 종이목재(-3.79%), 기계(-3.47%), 건설업(-3.87%), 운수창고(-3.13%), 증권(-3.44%) 등이 3~4% 급락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1% 이상 조정을 받은 가운데 전기가스업(-0.10%), 통신업(-0.34%) 등은 하락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부분 파란불을 켰다. 삼성전자(-1.13%)를 비롯해 기아차(-0.13%), 포스코(-1.61%), 현대모비스(-2.88%), LG화학(-2.23%), 현대중공업(-2.58%), 신한지주(-1.73%), 하이닉스(-4.10%), 삼성생명(-2.43%), KB금융(-2.58%), 한국전력(-0.22%), NHN(-1.29%), LG전자(-3.91%) 등이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는 하락장에서도 1.51% 강세를 보이며 눈에 띄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8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143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704종목이 내렸고 이 가운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22개나 됐다. 49종목은 보합.
코스닥 역시 3거래일 3% 이상 급락하며 500선을 밑돌았다.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보다 16.61포인트(-3.30%) 내린 486.80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50원 오른 113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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