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드롬'을 불러 올 수 있었던 계기는 '청춘콘서트'였다. 지난해 5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한 청춘콘서트는 전국에서 5만여명의 참가자를 불러모았다. 이 행사로 안 원장은 단숨에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고, 주축인 박경철 '시골의사'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과 법륜스님 역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춘콘서트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었다. 고민하고 있는 20대에게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이들이 청년실업, 대학등록금 등의 화제를 둘러싸고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다. 청춘콘서트의 인기는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 '답'을 찾아 헤매고 있는지를 간접으로 증명한다.
'탄허록'은 지은이 탄허 스님을 사회의 멘토로 자리매김하는 책이다. 탄허 스님은 1913년 출생으로 22세에 입산, 오대산 상원사에서 대부분의 승려 생활을 보낸다. 1983년 오대산 월정사 방산굴에서 열반에 들기까지 안팎으로 강연과 기고를 계속했다. 1955년 한국대학에서 두 달간 노장철학(老莊哲學)을 강의할 땐 함석헌 선생과 양주동 박사 등 당대의 유명 학자들까지 강의를 들으러 찾아왔다고 한다.그는 함석헌 선생에게 동양사상을 가르쳤고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자문을 구하는 상대였다. '탄허록'은 이러한 탄허 스님이 일간지 등이 기고한 글과 대담 등을 모아 정리한다.
책 속에는 한반도와 세계 정세에서부터 종교 갈등, 삶과 죽음의 대비에 이르기까지 장벽이 없는 통찰이 어우러진다. 쉬운 말로 쓰였고 역사 속 사건들과 우화들이 함께 등장해 이해하기 쉽다. 지도자의 조건으로 '신뢰'를 꼽으면서 탄허 스님이 들려주는 것은 진나라 재상 상앙의 일화다. 상앙은 백성의 신뢰를 얻기 위해 수도 남문에 말뚝을 세우고 말뚝을 북문까지 옮기면 만금을 내리겠다는 공고를 낸다. 사흘째 되던 날 누군가 장난삼아 말뚝을 옮기자 상앙은 약속대로 만금을 줬다. 똑같은 일이 네 번째 반복되자 백성들이 말뚝을 옮기려고 우르르 몰려든다. 정치 지도자와 국민들 사이에 신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온난화까지 거론될 만큼 폭이 넓다.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대양의 물이 불어서 하루 440리의 속도로 흘러내려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휩쓸고 해안 지방이 수면에 잠기게 될 것이다.(52쪽)". 이 탓에 세계 인류의 60~70%가 소멸될 것이지만 '놀라지 말라'는 조언을 덧붙인다. 가히 예언서를 방불케 하는 내용이다. 유연한 종교관도 눈길을 끈다. "현재의 종교는 쓸어버려야 한다. 신앙인끼리 괄목상대하며 네 종교, 내 종파가 옳다고 적대시하며, 이교인이라 해서 동물처럼 취급하는 천박한 종교의 벽은 무너진다는 뜻(208쪽)"이라고 말하는 탄허 스님은 "장벽이 무너지고 초종교(超宗敎)가 등장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