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에 'BMW 520d'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졌다. 올들어 수입차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강화에 나섰지만 BMW 520d의 확고한 독주 체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브랜드 등은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BMW모델을 철저하게 분석해 주력차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베스트셀링카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는 BMW 520d 모델이 가장 집중적인 분석대상이다.
BMW 520d는 올들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명성에 더해 가격인하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과 뛰어난 연비가 판매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BMW 520d의 공인연비는 19.9km/ℓ에 달한다.
BMW코리아가 지난 2월 동급모델 뉴 3시리즈를 출시했지만 520d의 월별 판매대수는 오히려 늘었다. 520d의 지난 2월 판매대수는 1월 753대에서 신형 3시리즈 출시의 영향으로 485대로 줄어드는 듯 했지만 한달만에 다시 778대 수준을 회복했다.
1분기 누적 판매대수에서도 월등한 성적을 거뒀다. BMW 520d의 지난 1분기 2016대나 팔려 신차 출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큰 도요타 뉴 캠리를 400대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이는 역대 두번째로 높은 판매대수를 기록이다. 이밖에 BMW 528, 메르세데스-벤츠 E300는 각각 1292대와 1062대에 순이다.
독일계 수입차 브랜드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BMW모델을 선택한 소비자들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본사차원에서도 BMW 520d 구입고객에 대한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브랜드 딜러들도 내부세미나 등을 통해 BMW 모델의 강점을 파악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덧붙였다.
'뉴 캠리'를 앞세워 월 600대 판매목표를 내세운 도요타 역시 마케팅 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당 모델급 구매고객들의 판단기준이 '연비'에 집중된 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한국토요타 마케팅팀 관계자는 “무엇보다 520d 모델은 틈새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브랜드에 높은 연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만큼 하이브리드 모델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의 마케팅 강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BMW 520d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구승회 BMW강남지점 매니저는 “520d의 이같은 판매고는 예상밖의 성적”이라면서 “뉴 3시리즈를 구입하려고 했던 고객의 상당수가 520d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BMW코리아 마케팅담당 관계자는 “2000~3000cc급 모델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연비를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성능 대비 가격경쟁력에서도 경쟁차종을 압도한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