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潛龍들 ⑦ | 아이엠
아이엠(IM: Image Module). 광픽업(Optical Pickup) 제조 전문업체로 창립 3년 만에 해당분야 세계 1위를 선점한 저력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주력분야가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몇 가지 전망 있는 신사업을 발표하며 새로운 먹을거리 확보에 들어갔다. 그 철두철미한 사업내용을 살펴봤다.
아이엠은 DVD 또는 블루레이용 광픽업(Optical Pickup) 전문 업체다. ‘광픽업’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한데, 레이저를 이용해 음성이나 영상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일종의 ‘광학장치’로 이해하면 된다. 광픽업은 DVD플레이어 등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으로 기술력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당초 대기업에서 광학관련 사업을 하나씩 끼고 있었는데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대부분이 이 분야를 내려놓은 상태다. 따라서 현재 국내에는 광학관련회사가 소수에 불과하다. 아이엠은 이러한 틈새시장에 착안해서 설립됐고, 현재 해당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실 광픽업 분야를 회의적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많다. 원하는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것이 추세로 떠오르며 DVD보다는 모바일 서비스나 VOD서비스로 점차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을재 아이엠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표면적으로 디스크 산업의 수요가 줄어든 것 같지만 아직까지 잠재적인 요구는 크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콘텐츠의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대용량의 콘텐츠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의 통신 인프라가 생겨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가의 면적이 큰 중국, 러시아, 인도와 같은 경우 거점 도시에는 인터넷 망이 잘 형성돼 있지만 작은 도시들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미미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이 같은 국가에 인터넷 망이 모두 연결되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루레이 DVD 광픽업 시장잠재력 높아
손 대표에 따르면 실제로 5년 전 2억3000만개에 달하던 DVD픽업의 경우, 점차 수요가 줄어 1억5000만개에 이를 것이라 한 때 예상됐지만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손 대표는 “DVD의 경우에는 BRICs 국가를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블루레이의 경우 미국과 북유럽 등 선진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BRICs 국가 내에서 DVD는 수요가 꾸준한 편이지만 선진 국가에서 블루레이의 수요는 다소 주춤한 편이다. 손 대표는 이에 “블루레이의 가격은 DVD보다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가격 하락이 되면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시장의 잠재성을 피력했다.
해외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 같은 수요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FTA를 계기로 저작권법이 강화되면서 콘텐츠 다운로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에서 저작권법을 강화하면서 질 높은 유로 콘텐츠의 수요가 늘어 DVD 및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점쳤다.
아이엠이 전 세계 DVD 플레이어용 광픽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2%로 가장 높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용 광픽업 부문의 점유율은 24%로 산요(32%), 소니(30%)에 이어 세 번째다.
설립 7년차. 아이엠은 본래 삼성전기에 속해있다 2006년, 정식 스핀오프(Spin Off)를 통해 분사돼 탄생했다. 손 대표는 “대기업에서 하지 않는 분야에 주력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광픽업 분야 진출 배경을 소개했다. 모두가 뛰어들어 경쟁하는 사업보다 기술력이 높으면서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사업을 선택했고 현재까지 성과도 좋은 편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헬스케어 새 동력
하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고 손 대표는 말한다. 그는 “현재 광픽업 분야에서만 약 2500억 정도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매출액을 두 배 수준으로 키우기 위해 신사업에 발을 내디뎠다”고 설명했다. 신사업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게 아니다. 4~5년 전, 그러니까 설립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이미 치밀하게 그려왔던 부분이다. 최근에는 기존의 광픽업 기술을 스마트폰에 데려 놨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부품을 양산하기 시작한 것. 이는 이른바 ‘오토포커스 액추에이터(AFA : Auto Focus Actuator)’로 자체설계 및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다. ‘피코프로젝터’ 기술도 이목을 끈다. ‘피코(Pico)’는 작은 양을 나타낼 때 단위 앞에 붙이는 접두어다. 기존의 프로젝터는 영화 상영, 강의 학습 등에 사용되는 대형제품이 주류였다.
그러다 스마트 기기 및 학습용 로봇 시장의 확대로 휴대가 용이한 작은 프로젝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이엠은 스마트폰용 프로젝터의 양산 기술 또한 보유하고 있다. 손 대표는 “피코프로젝터는 폰카메라처럼 스마트폰에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면서 “금년 상반기부터 매출상승의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4년 전부터 차곡차곡 준비해온 것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헬스케어’사업이다. 2009년 원주부설연구소(BINT 나노융복합연구소)를 설립하고, 같은 해 독일의 브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 및 지멘스와 MOU를 맺기도 했다. 내용은, 진단시약을 사용하지 않고 암의 유무 및 진행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적용한 암진단기 개발을 하겠다는 것.
또, 서울대학교병원과 차세대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 진단기 연구개발 MOU를 체결하고, 현재 임상의학을 진행 중이다. 한편, 작년에는 ‘아이엠헬스케어(대표이사 이상대)’를 설립해 해당 분야의 경쟁력을 다지기도 했다. 손 대표는 “의료기기의 경우 종류가 다양하고, 하나를 개발하는 데만 5~10년이 소요된다”면서 “높은 기술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분야기 때문에 아이엠과 같은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헬스케어에서 아이엠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나노와이어바이오센서다. 나노와이어바이오센서는 100나노 실리콘공정을 이용하여 만드는 의료용 반도체다. 이 센서를 이용하면 극소량의 혈액만을 이용하여 암진단 및 질병진단이 가능하다. 바이오센서는 작년 10월 첫 출시를 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인 ‘스마트 비데’도 눈여겨 볼만하다.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는 말 그대로 ‘똑똑한’ 비데다. 비데를 사용하면 생체신호가 스마트 기기 및 병원으로 바로 전달되는 식이다. 스마트비데 또한 양산을 앞두고 있지만 렌탈서비스로 할 것인지, 판매를 할 것인지 등 현재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엠은 이 밖에도 에너지관리시스템(EMS), LED 시장도 각각의 포션을 달리해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광픽업사업 비중을 50%, 신사업 비중을 50%로 두고 있다. 손 대표는 “신사업 본격 가동에 따라 작년 매출액에서 올해는 15%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존사업 대 신사업의 비율은 차후 3년 동안 반반으로 유지하면서 수요 발생 여하에 따라 조금씩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본업을 꾸준히 돌보면서도 신중한 투자를 기하여 신사업 영역을 다져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아이엠은 한국 본사를 비롯하여 3개의 해외생산기지(중국(동관, 상탄), 필리핀)와 2개의 해외지점(홍콩, 인도네시아)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구조와 전략적인 생산기지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차원이다. 필리핀 생산기지는 올 1월 완공됐다.
3월부터는 DVD와 블루레이 등의 옵티컬 모듈의 생산라인은 필리핀에서 가동되고 있다. 손 대표는 필리핀 생산기지 건립과 관련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절상 등의 국제 경영환경 변화가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면서 “필리핀 생산기지가 본궤도에 오르면 중국 대비 약 10%의 원가절감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에 따르면 필리핀의 인건비는 중국의 60%정도며 이직율은 2~3%로 중국(10%이상)에 비해 낮다.
따라서 인력이 많이 필요한 공정은 필리핀 기지에서, 핵심 공정은 중국에서 치러질 계획이다. 생산기지 이전으로 인한 리스크는 없었다. 비수기에 맞춰서 라인을 이동했고, 제고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향후 3~4년내 매출 ‘1조클럽’ 강한 자신감
4월 첫째 주. 때 아닌 눈발이 세차게 내리던 날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본사를 방문했다. 건물 상단에 ‘아이엠’이라는 글자가 파란색으로 또박또박 써져 있는데, 흩날리는 눈발 사이에 또렷이 보이는 간판이 참 올곧게 느껴졌다. 정갈하게 꾸며놓은 실내와 차분히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또한 이러한 느낌을 뒷받침해 줬다. “술에, 시에, 덕목에 어디든 취해있으라.” 일찍이 보들레르가 한 말이다. 본사에서 만난 손 대표는 그 중 ‘덕목’에 취해있었다. 이를 테면 직원들을 향한 ‘인(仁)’의 덕목이랄까.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For our dream’이라는 말을 강조한다”면서 “직원들이 각각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추구하는 것을 만족시켜 주려한다”고 말했다. 회사일 뿐만 아니라, 우선적으로 자신의 행복, 그리고 가정을 위하게 해주고 싶었다는 그는 직원들이 회사에 있는 시간만큼은 근심 없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아이엠은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복리후생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교육’부분에 대한 지원이 크다.
자녀의 학비를 어린이집부터 대학교까지 책임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유학비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손 대표는 “주주, 거래처 등 모든 사람이 중요하지만 그래도 가장 소중한 게 직원들”이라면서 “직원들의 역량 계발을 위해 힘쓰면 회사 차원에서도 이익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민소득 4만불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처우 덕인지 초창기멤버 45명(현재 105명) 중 퇴사한 인원이 전무하다고.
‘1위가 되자.’ 손 대표가 창업 시 가졌던 목표다. 처음부터 선두를 점하지는 못했다. 초기에는 투자 기회를 잡기도 녹록치 않았지만 시장의 반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식견과 기술력, 그리고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자리에 서게 됐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안주하지는 않는다. 손 대표는 “지금은 매출액 3000억 규모의 중소기업이지만 차후 3년 혹은 4년 내에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경주할 것”이라면서 “직원들이 믿고 따라준다면 불가능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오경택 동양증권 스몰캡 리서치 연구원
신규사업 가시화로 올해 최대 실적 기대”
아이엠은 DVD/블루레이용 광픽업(Optical Pickup) 전문업체로 06년 1월 삼성전기에서 분사했으며, 08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삼성전기 분사 이후, 자체 설계기술 보유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따른 핵심부품 내재화와 부품 공급라인을 수직계열화하여 제품개발에서 생산까지 차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력으로 주력제품인 DVD, 블루레이용 광픽업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각각 34%, 24%를 차지하며 글로벌 선두권 지위에 있다.
이와 같은 광픽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신규제품인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오토포커스 액추에이터(VCM방식))의 양산이 시작돼, 스마트폰 부품업체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된다. 또한, 피코프로젝터(휴대용 소형 프로젝터), 헬스케어(나노와이어 진단센서 및 의료기기) 등의 신사업에도 진출해 기존 광픽업 모듈업체어서 Smart Opitical Solution전문업체(광픽업 모듈/카메라용 모듈/피코프로젝터/나노와이어 진단센서 등)로 도약하게 된다. 올해는 신규사업 가시화로 연결기준 매출액 4700억원(YoY+41.0%), 영업이익 224억원(YoY+ 176.5%), 당기순이익 180억원(YoY+150.0%)등의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이코노믹 리뷰 박지현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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