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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자급제, 대형마트 “시기상조” 대리점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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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움직임은?

단말기자급제, 대형마트 “시기상조” 대리점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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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다변화라는 점에서 단말자급제를 기회로, 이마트나 전자랜드 등 대형마트 및 양판점 등의 스마트 기기 유통 참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웅진코웨이 등은 참여를 공식화했고, 일부 양판점 역시 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물밑 기조와는 달리, 표면적으로 이들 대형마트나 대기업 계열 유통점 등은 본격 참여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하나의 ‘트렌드’로 주시하고는 있지만, 실익계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 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반면, 유통 접점을 형성해 온 기존 단말 판매점 등은 작은 규모일수록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다. ‘가격표시 제도’처럼 유명무실할 것이란 예상도 눈길을 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11월 웅진코웨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론칭했다”며 “주로 생활밀착형 제품 위주를 판매하고 있고, 상품 카테고리 확장 차원에서 SKT(하위 영업본부)와 제휴, 4월부터 휴대폰 위탁판매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기가 일치했을 뿐, 단말 자급제를 염두에 둔 행보는 아니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휴대폰 판매는 타사 통신사와 진행되는 바는 없지만 SK텔레콤 독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체사업에서 휴대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역시 ‘단말 자급제’ 도입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말 자급제가 도입되면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단말을 구매할 수 있어 고객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제도 시행 전 단계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전자랜드측은 단말기 선택 및 가입조건의 다변화가 예상되지만, 단말 자급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물밑 MVNO 사업자와의 논의는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단말 자급제 도입 초반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겠지만, 기존 화이트리스트 제도가 급진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도 정착을 위한 조건으로는 소비자 선택이 강화되는 일관된 유통관련 통신정책 유지를 꼽았다. 초기 저가모델 판매 확대도 예상했다.

롯데마트는 단말 자급제 관련, 어떠한 계획이나 준비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편의점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는 일반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기는 다소 어려운 제품”이라며 “단말 자급제의 실질적인 적용 역시 판매 환경에 따라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말기와 분리된 요금제 확보, 다양한 단말 라인업 구비 등이 이뤄져야만 실질적인 단말기 유통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국내 제조사들이 고가 단말만 내놓을 경우, 유통 다변화는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기존 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4일 오후 4시 서울 강변에 위치한 테크노마트 6층을 방문했다. 대부분의 판매점 사장들은 단말 자급제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일부는 “중소상인들을 죽이고 대기업만 살아남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말기자급제, 대형마트 “시기상조” 대리점 “큰일났다”


반면, 이 제도 또한 말만 앞설 뿐 휴대폰 업계의 시장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현재 업종 전환을 고려 중이라는 A씨는 “단말자급제가 시행된다면 판매 대수에 비해 마진이 맞지 않을 것”이라며 “큰 대리점이 아니라면 휴대폰 중소상인들은 길어야 2~3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씨는 “단말 자급제는 소형 매장은 죽이고 대형 매장만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단, 이통사도 살기 위해 다른 방법을 구상할 것이라고 기대한 그는 “휴대폰을 사가지고 오는 소비자에게 높은 요금을 요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씨 역시 이 제도를 통해 이통사가 기존 소형 판매점 체제를 직영체제로 가져가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각 지역에 직영점을 배치하면 소형 상인만 죽게 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4일부터 보조금을 줄인 상황이며, 타 이통사 역시 이같은 흐름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장성식 로빈통신 대표는 “타격은 있겠지만 전체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판매점은 언제나 비슷했다”며 “단말 자급제가 시행되면 상황이 나빠지겠지만 ‘가격표시 제도’ 도입처럼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가격표시제’를 지키는 판매점은 거의 없는 상태다. 동일 가격 판매 시 타 판매점과 경쟁력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다.


미니 인터뷰 | 테크노마트 대호텔레콤 강준호 대표
“대형유통사 수수료 때문에 가격 못낮출듯”


단말기자급제, 대형마트 “시기상조” 대리점 “큰일났다”

휴대폰 사업은 10년차,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판매점을 오픈한 지 5년째라는 대호텔레콤 강준호 대표는 “이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사의 경우 수수료 때문에 판매점과는 경쟁이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유통사도 20% 정도의 수수료는 챙겨야 이익을 낼 수 있는데 이 경우 휴대폰 가격이 올라 개인 판매점과는 경쟁이 될 수 없다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홈쇼핑의 경우도 가입 조건만 다를 뿐 가격은 우리보다 더 비싸요. 대형 유통사도 마진 위해 수수료를 챙기면 가격이 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런 구조상 대형마트가 뛰어 든다고 해도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죠.”


이통사 직영점 역시 매장 인건비와 구축비 등을 다 지원해 주고 나면 마진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테크노마트의 경우, 개인 사업체가 통신사와 일을 하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 대표는 “지금은 기계를 선택하는 방식이라면 이제 통신사를 선택하는 시장으로 바뀔 뿐 그 외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단골손님이 있고 오랫동안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잘해온 곳은 단말 자급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그 동안 해왔던 것이랑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 “유통다변화 걸맞은 가격혁신 뒤따라야”


단말기자급제, 대형마트 “시기상조” 대리점 “큰일났다”

소비자단체들은 5월 1일 단말자급제 도입이 단순 유통 다변화로 끝나선 안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통사 위주 판매를 근본적으로 개혁, 진정한 소비자 이익으로 환원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한석현 간사는 단말자급제와 관련 “제도의 도입 취지가 휴대폰 단말기 유통형태의 다양화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정위 지적에 따르면, 가계 통신비 부담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통사와 제조사가 출고가를 높여놓고, 이를 특정한 약정 요금제로 개통해야 초기 개통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에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주력 판매 모델 위주로 할인혜택들이 집중됨으로써 결국 중저가형이나 보급형 단말기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는 것이 한석현 간사의 주장이다. 소비자들도 자신의 이용패턴 보다는 초기 개통비용을 줄일 수 있는 쪽만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간사는 “새롭게 도입되는 단말 자급제는 고가의 단말기 가격, 비싼 정액요금제와 약정으로 인해 실제 할인 혜택보다 더 많은 통신비를 소비자들의 떠안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이통사로 고착화 돼 있는 지금의 단말기 유통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도 시행에 따른 별도의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간사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주문했다. 무조건 최신, 최고사양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신의 통신패턴과 비용부담 등을 고려해 중저가의 단말기들을 많이 선택한다면 단말 자급제가 조기 정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제도 도입 초기에 국내외 단말 제조사들이 해외에서 판매한 다양한 종류의 단말기를 국내 시장에 내놓도록 제도적으로 유도할 필요성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부장은 “‘단말기 자급제’를 앞두고 ‘반값 스마트폰’, ‘반값 통신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말로 이 제도만으로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높은 단말기 출고가 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이 제도만으로 최신 스마트폰의 가격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부장은 “현재 휴대폰 저가 구매는 할부금과 보조금을 통해 가능한 구조인데, 이통사와 제조사가 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소비자들은 화이트제도 때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휴대폰을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최신폰이 아닌 보급형·밀수폰들이 난무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공정위가 보다 더 이같은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장단속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단말 자급제 도입 후 통신사와 제조사, 유통업체들의 경쟁으로 소비자 선택권의 다양화 및 이로 인한 가계 통신비 감소가 실현되는지 모니터하고, 이통사와 제조사간 담합이나 불법행위가 있는지도 엄중 감시해나갈 방침이다.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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