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민병두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거 사무소는 동대문구 장안 사거리에 길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동대문이 만든 큰 인물' (홍준표)', '중랑천 뱃길 백지화 무산 책임을 묻겠습니다'(민병두). 양 후보 사무소에 걸린 현수막마저도 바람에 휘날리며 선거운동을 하는 듯 보인다.
전농동과 답십리, 장안동을 아우르는 동대문을 두고 성사된 4년만의 리턴매치는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새누리당은 이곳을 강북의 교두보로, 민주통합당은 MB 아바타 심판론의 전초 기지로 보고 있다.
5선을 노리는 홍준표 후보는 2001년 16대 보궐선거로 동대문에 입성해 내리 3선을 했다. 탄핵열풍에도 17대 선거에서 살아남았을 정도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 18대에서도 56.83% 득표율로 민 후보를 1만표 차 이상으로 제쳤다.
민 후보는 홍 후보가 중앙 정치에 관심을 쏟는 사이에 바닥을 다져왔다. '10당(當)9락(落)'(10시간 지역을 누비면 당선되고 9시간 다니면 떨어진다)'의 정신으로 4년 동안 절치부심해왔다.
민 후보는 "집권당 대표를 지낸 홍 후보는 정권 심판의 핵"이라며 "국정을 망친 홍준표 심판이 곧 이명박 심판"이라며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 반면에 홍 후보는 "민 후보가 못하는 걸 내가 할 수 있다"면서 "그게 홍준표만의 추진력과 뚝심"이라고 '큰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두 사람의 공약은 큰 차별점이 없다. 홍 후보는 지금껏 해오던 경전철 사업과 현대과학고 유치를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민 후보 역시 마무리 짓지 못한 경전철 사업을 자신이 끝내고, 이 지역에 부족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늘리겠고 공약했다.
여론조사는 2%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가 39.6%에 민 후보가 37.2%로 2.4%로 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에 발표된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민 후보가 35.5%로 33.6%인 홍 후보를 1.9%로 앞섰다.
지역 민심도 딱히 어느 쪽에 무게를 싣지 않고 있다. 장안동에서 산다는 택시기사 이종열씨(51)는 "4년 동안 물가만 올랐다"면서 "홍준표씨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전농동에서 7년째 옷가게를 한다는 40대 여주인은 "떠난 마음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이번에는 18대와 분위기가 진짜 다르다"고 말했다.
양 캠프 모두 최대변수로 20~30층의 표를 꼽고 있다. 장안동 현대 홈타운에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30대 주부 김 모씨는 "두 사람 다 잘 모르겠다"며 "일단 동대문을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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