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BBK’ 김경준(45·수감중)씨 기획입국설의 단초가 된 가짜편지의 작성자 신명(50)씨에 대해 홍준표 새누리당 서울동대문을 후보 역시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난전 양상에 접어들고 있다.
홍준표 선대본부는 25일 “신씨가 가짜 편지를 작성한 당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 홍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명백한 악의적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김경준씨가 신경화(53)·신명 형제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하자 김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한나라당은 2007년 11월 김씨가 입국하자 청와대와 여당(대통합민주신당)이 개입했다는 이른바 ‘기획입국’의혹을 제기하며, 김씨의 수감동료였던 신경화씨가 작성했다는 편지를 근거로 내세웠다. 당시 한나라당이 공개한 편지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신명씨가 편지조작의 배후로 옛 한나라당 핵심인사와 대통령 친인척을 거론하고 나서며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지인인 양모씨의 지시를 받고 내가 작성했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새 국면을 맞았다. 신씨는 “김경준과 함께 이명박 대선후보 낙선계획을 수립해 그 대가로 무료변론·가석방 등을 당시 여권에 약속받았다”는 형 신경화씨의 법정 증언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오히려 가짜편지 작성 대가로 형의 감형을 옛 한나라당으로부터 약속받았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신명씨에게 가급적 이른 시일 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앞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돼 지난해 수감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수감에 앞서 “BBK수사는 계속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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