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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 고공 행진에 다시 수동車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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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수동차 관심 늘어날까.'


자동변속기에 완전히 가려졌던 수동변속기 차량이 고유가에 힘입어 미약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연비 향상을 위해 수동변속기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수동모델까지 기꺼이 판매하겠다는 얘기다.

쌍용차는 고민 끝에 코란도C의 수동변속기 전용 트림인 '코란도C 시크'를 3일 국내에 출시했다. 국내 수동변속기 차량 판매가 전체 신차 시장의 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지만 국내 출시를 강행한 것이다. 당초 쌍용차는 이 모델을 수동변속기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시장에 주로 판매할 방침이었다.


이 차를 선보인 가장 큰 이유는 공인연비가 20.1㎞/ℓ에 달할 정도로 높은 만큼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연비가 15㎞/ℓ대인 반면 수동 모델은 20㎞/ℓ를 웃돈다”면서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수동변속기를 고집하는 고객이 분명히 있는 데다 고유가 상황을 감안할 때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출시 배경을 밝혔다.


쌍용차가 파악하고 있는 수요는 전체 판매의 5% 수준. 올해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의 판매목표를 3만5000대로 설정한 점을 감안할 때 코란도C 시크 모델의 국내 판매대수는 2000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동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국내 시장도 점차 유럽시장처럼 수동 중심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성능을 높인 벨로스터 터보를 출시하면서 수동변속기 모델 판매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6단 수동과 자동변속기 등 2가지 선택사양만 만들었다. 또 다른 고성능차인 제네시스 쿠페의 경우 전체 판매대수의 20% 이상이 수동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비 향상뿐 아니라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고객이 수동변속기 모델을 찾는다”면서 “기름값을 절약하는 부류뿐 아니라 재미를 위한 고객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할 때 수동변속기의 새로운 니치마켓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동변속기 모델이 눈에 띌 정도로 확대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중고차 시장에 판매할 때도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중고차 딜러는 “수동모델의 경우 고객이 찾지 않아 악성재고 확률이 높다”면서 “당연히 구입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중고차로 내놓기 위해서는 시장가격보다 낮게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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