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업주의에 신비주의 가미해 자존심 세우고, 지역경제까지 호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의 경제 효과는 얼마나 될까.
연구에 따르면 적어도 1억 달러(한화 약 1132억원)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프로풋볼(NFL)의 '슈퍼볼'에 버금가는 엄청난 규모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시가 1년을 12개월 이외에 마스터스 주간을 의미하는 '제 13월'이 있다고 표현하는 까닭이다.
그 동력의 출발점은 역시 아무나 출전할 수 없고, 아무나 볼 수 없는 '신비주의'다. 마스터스에 출전하려면 세계랭킹 50위는 돼야 한다. 선수들이 출전 자체를 영광으로 여기는 까닭이다. 마스터스의 갤러리, 이른바 '패트론'도 마찬가지다. 300달러짜리 입장권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1972년 마감됐고, 암표상에서는 최고 1만 달러까지 호가한다.
사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조성한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부터 엄청나게 폐쇄적이다. 회원을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드는 물론 골프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 오죽하면 스노비클럽(snobby club)으로 유명했을까. 300명의 회원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 세계 최고의 거물급 인사들이다. 흑인은 그나마 1990년에 입회가 가능해졌지만 여성들은 아직도 회원이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성단체들이 대회를 중계하는 CBS에 광고하는 기업들에 대해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벌인 적도 있다. 골프장은 그러자 2003년과 2004년 아예 중계권료를 받지 않는 대신 광고 없이 방송하는 초강경책으로 응수했다. 타이틀스폰서도 없다. 마스터스에만 집중하라는 이야기다. 총상금 800만 달러는 TV중계료와 입장권 수입, 기념품 판매 등으로 마련한다.
하지만 돈은 충분하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 TV중계료만 1000만 달러다. 그 10배인 1억 달러도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지만 중계권료를 높이기 위한 협상은 하지 않는다. 너저분한 광고를 배제하기 위해서다. 극소수의 기업만 선정해 1시간에 최대 4분에 불과하다. 마스터스를 시청하는 골퍼들은 광고에 시달리지 않고 차분하게 몰입할 수 있다.
'비상업주의'가 오늘날 마스터스의 권위를 만든 셈이다. 지구촌 골프계 최고의 메이저대회가 이렇게 탄생했다. 마스터스는 그래도 모든 경비를 쓰고 남을 만큼 풍족한 경비를 만들 수 있다.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입이 각각 1000만 달러에 기념품 판매 수입이 2000만 달러,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입은 4000만 달러를 넘는다. 상금을 주고, 경비를 다 써도 1000만 달러 이상 남는 장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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