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에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 한국외국어대 강연에서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과 미투데이를 언급했다. 그는 "미투데이와 카카오톡으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면서 "이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한류 열풍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문자 메시지나 사진 등을 주고받는 모바일 메신저다. 가입자가 4200만명을 넘어섰고 그중 20%인 840만명이 해외 이용자다. NHN이 운영하는 미투데이도 '한국형 트위터'를 표방하는 SNS로 누적 가입자 수가 875만명이다.
미국 대통령이 연설 중 한국 인터넷 서비스명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토종 인터넷 서비스로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다는 점과 젊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임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국산 SNS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강점이자 미래 성장동력인 정보기술(IT)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함을 새삼 인식하게 했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도 연세대 강연에서 한국의 IT에 대해 "이 모습이 내가 추구하는 호주의 미래"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모바일과 SNS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 자신이 2008년 대통령 선거 때 SNS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며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당시 93만명의 소액 기부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자금을 지원함으로써 SNS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1300만여명으로 미국 정치인 중 1위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방문하기 전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학생들에게 SNS를 통해 질문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대통령임을 숨기고 다른 이름으로 지지자인 것처럼 글을 남겼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그런 적은 없지만 딸들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연설 중간중간 한국어를 섞어 말하면서 젊은이들과 소통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첫 국내 대학 특강에서 우리는 새로운 소통의 문화와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았다. 우리 사회의 단절된 소통의 문화, SNS를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만든 규제 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재검토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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