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아시아경제 지부장 창간사
[아시아경제 ] 언론사를 살리는 진짜 길이 무엇입니까. 아시아경제가 당면한 문제의 핵심은 대결이나 갈등이 아니라, 묵은 비리를 밝혀 뜯어 고치는 일입니다. 구성원을 속여 기업을 파탄에 이르게 한, 나쁜 경영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회생의 기회를 영영 놓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아경의 미래를 우리가 밝게 해야 합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은, 과연 위대한 우리 선조들의 뼈있는 말씀입니다.
지난 2005년 아시아경제신문을 인수한 이후 임영욱 아시아미디어그룹 회장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한 후 매달 수억원씩을 빼갔습니다. 부채규모가 장부에 적힌 것보다 얼마나 많을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으니, 그 검은 야욕의 끝은 어디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벌써 2~3년 전부터 "이렇게 경영이 계속되면 금방 무너질 것"이라고 예견했었다는 소문을 듣자면, 순진하게 맡은 바 업무를 하느라 모든 정신과 체력을 소진한 직원들만 당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전국언론노조 아시아경제신문 지부가 지난해 11월 설립되고 이달 22일부로 파업을 결의한 것은, 독단적 오너경영의 총체적 부실을 똑똑히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뻔뻔스러운 자금 빼돌리기를 막겠다는 의지이며 아시아경제신문에 소속된 모든 이들의 미래 희망을 짓밟는 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외침입니다.
'당당 아경' 노보는 이 같은 노조원들의 절절한 소망을 담겠습니다. 취재기사는 물론 논평, 에세이, 꽁트, 시, 만평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겠습니다. 임 회장과 그를 추종하는 일단의 무리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작고 추잡한 사실까지 파헤치겠습니다.
그리하여 추악한 욕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임영욱 회장이 하루라도 빨리 법의 준엄한 판결을 받아 죗값을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사나이답게 상생방안을 받아들이라는 노조의 거듭된 제안을 거부한 결과가 상상치 못했던 시련으로 돌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
노조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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