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크오일과 이라크 웨스트꾸르나 가스-오일 분리시설(GOSP) 계약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4위 석유 매장 국가인 이라크에 첫발을 내딛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2일(현지시각) 러시아 석유회사인 루크오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웨스트꾸르나 가스-오일 분리시설(GOSP)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진행된 이날 계약식에는 압둘 카림 루아이비 이라크 석유부 장관과 김현명 주이라크 대사, 세르게이 니키포로프 루크오일 부사장,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이 참석했다.
웨스트꾸르나 유전 2단계 개발사업의 일환인 이번 플랜트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에 위치하게 된다. 이 설비는 유전에서 뽑아 올린 원유 혼합물을 석유와 가스로 분리해 하루 46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부터 조달·공사·시운전 분야를 일괄턴키 방식으로 수행한다. 2014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이라크 첫 진출로 고객 확대 및 사업 다각화 성과를 한꺼번에 달성하게 됐다. 이라크는 현재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세계 4위 규모다. 잠재 매장량까지 감안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대국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럽에미리트(UAE)·바레인을 중심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대규모 전후 복구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라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루크오일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협력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설비 제작을 맡긴 루크오일은 민영 석유회사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 매장량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만 석유와 가스 분야에 100억달러 가량을 투자했다.
이미 미국 엑슨모빌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정상급 석유회사를 잇따라 고객으로 확보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이라크는 원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경제 재건을 위해 공격적으로 석유를 증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생산시설에 이어 정유 및 가스플랜트 발주도 예상되는 만큼 세계적인 EPC(설계·구매·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적극적으로 재건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10년 말레이시아의 SOGT 프로젝트로 처음 원유생산(업스트림) 분야에 진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1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하며 화학공업 업스트림 분야를 확실한 회사 성장의 축으로 자리매김시켰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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