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밀수출 조직이 매입 나서면서 현금화 쉬워 날치기·좀도둑 집중 노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스마트폰이 갈수록 고기능ㆍ고가(高價)화 되면서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택시기사들이 승객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해외밀수출 조직에 팔아넘기다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된 데 이어 스마트폰만 전문적으로 훔쳐 팔아 온 10대 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길거리에서 "전화 한 통화만 쓰겠다"며 행인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빌린 후 그대로 가지고 달아나는 등의 수법으로 20대의 스마트폰을 훔친 신모(15)군 등 10대 청소년 5명을 붙잡아 신 군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인 이들은 지난 1월부터 2월 사이에 수도권 일대를 돌며 길거리에서 유모(21)씨 등 행인들에게 스마트폰을 빌려 달라고 한 후 그대로 가져가 절취한 혐의다. 이들은 또 PC방에서 종업원ㆍ손님의 스마트폰을 몰래 훔쳐가기도 했다.
신 군 등은 서울(12건), 경기(3건), 인천(5건) 등 수도권 일대를 돌아다니며 총 20대ㆍ시가 1700만 원 가량의 스마트폰을 훔쳐 인터넷을 통해 대당 20만~25만 원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해외 밀수출 조직에게 분실 스마트폰을 팔아 넘긴 택시기사 30여 명과 중간 수집상 역할을 한 조직폭력배 등을 무더기로 적발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B(51)씨 등 인천 부평역 일대 택시기사 30여 명은 승객들이 내리고 간 스마트폰을 돌려주지 않고 중간 수집상인 조폭에게 10만~15만원을 주고 판매한 혐의다.
이처럼 최근 들어 서울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한 스마트폰 날치기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스마트폰의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이 대당 100만원 가량의 고액인데다, 현금화가 쉽기 때문이다. 실제 신군 등은 경찰에서 "인터넷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중고 스마트폰 매입해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보고 전화하니 바로 사람이 와서 현금을 주고 스마트폰을 수거해 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밀수출 조직이 국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분실 스마트폰 재사용이 어렵지만 중국ㆍ동남아 등에서 유심칩만 바꾸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추가 수사를 통해 해외 밀수출 조직을 검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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