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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골뱅이' 무치는 남자..'대게'에 빠지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39초

명함 석장도 모자라..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ㆍ마당두들ㆍ대게잡이 권강수 대표


[인터뷰]'골뱅이' 무치는 남자..'대게'에 빠지다 자연산 통골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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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당신은 몇개의 명함을 갖고 있습니까?' 현대인은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하지만 들여다보면 대게 몸보다 마음이 바쁜 경우가 많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무엇을 해도 쫓기기 일쑤다. 그래서 '시간의 품질'을 관리하는 책들은 서점가에서 꾸준히 쓸만한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드물게는 바빠야만 제대로 역량 발휘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족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 같다고 한다.

보통 체격, 평범한 체력의 소유자 권강수(42)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멀티태스킹족 중 하나다. 권 대표는 일찌감치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쓴맛, 단맛을 다 봤다. 그 경험을 바닥에 깔고 부동산ㆍ창업 컨설턴트이자 프랜차이즈 기획자, 온라인 쇼핑몰 사장 등 1인 다역(多役)을 소화하고 있다.


◇"일 할수록 엔도르핀 솟아"=권 대표가 창업부동산정보원을 설립한 것은 4년 전이다. 이곳에서는 창업과 부동산 컨설팅ㆍ마케팅을 주로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부 설립이나 홍보ㆍ분양대행 등을 하기도 한다.


그가 정보업체 문을 열면서 창업과 부동산을 함께 다루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소규모 점포 창업의 경우 창업비용에서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점포 입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 창업과 부동산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정보업체가 자리잡을 무렵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대외여건 탓에 일감은 줄었지만 그동안 쌓아온 신뢰 덕인지 회사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 권 대표는 '마당두들'이라는 자연산 통골뱅이, 닭 석쇠구이 전문점을 열었다. 1년 반 전에 개업했는데 창업부동산정보원 시범운영 매장인 셈이다.


"컨설팅업체들은 실무에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 약점을 보완하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평소 관심이 많던 수산물 유통업 진출하기 위한 첫단추를 꿰는 일이기도 합니다."


[인터뷰]'골뱅이' 무치는 남자..'대게'에 빠지다 마당두들 권강수 대표는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게잡이 등을 함께 운영하며 1인3역을 하고 있다.


마당두들은 '마을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로 권 대표 고향마을인 경북 영덕군 창수면의 유명 약수터 이름이기도 하다. 이곳 메뉴는 몇 가지 안되지만 독특한 구성으로 은평구 연신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자연산 통골뱅이무침이나 숯불닭석쇠구이, 뼈없는 숯불닭발, 숯불곰장어볶음, 골뱅이 물(비빔)국수, 해조 물국수 등 메뉴는 10가지가 채 안된다. 요즘에는 영덕대게나 참문어, 과메기 등을 미리 예약 주문받아 내놓기도 한다.


술은 팔지만 가게 안에서는 금연이다. 임대료가 만만치 않은데도 영업은 밤 11시까지 하루에 7시간만 하는 배짱(?)도 부린다. 통골뱅이나 영덕대게, 참문어, 과메기 등은 주로 권 대표의 고향인 경북 영덕이나 울진, 포항지역에서 공수해 온다.


올해는 이 지역에서 어획한 수산물 직거래 쇼핑몰 '대게잡이' 문을 열었다. 온라인 주문을 받은 수산물을 판매하지만 점포에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는 미리 주문을 받아 같은 수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내주는 식이다. 수산물은 현지 선주들과 계약을 통해 직거래하거나 경매 낙찰을 받아 조달한다. 최근에는 횟집과 주점 등 납품처도 늘렸다.


"겨울에서 초봄까지가 대게철인데 이 시기 잡히는 대게는 껍질이 얇고 살이 많아 인기가 높지요. 대게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키토산과 과타우린산이 풍부해 면역력과 간기능, 미용,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좋은 식품입니다."


[인터뷰]'골뱅이' 무치는 남자..'대게'에 빠지다 대게는 12월부터 5월 사이, 겨울과 초봄에 많이 잡힌다. 이 기간에 잡히는 대게는 껍질이 얇고 살이 많아 인기가 높다.


◇온라인 수산물 쇼핑몰 열어 직거래=권 대표는 시쳇말로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27살때 친구들과 동업으로 경기도 시흥에 남경에프에이라는 공장자동화 시스템 제조업체를 차려 4년간 운영했다. 자동차 생산공정에 들어가는 콘베이어벨트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이었는데 당시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부도로 무너지면서 회사 문을 닫았다.


어릴적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권 대표는 이후 한국창업개발연구원에 들어가 프랜차이즈 컨설팅에 눈을 떴다. 이 때 영등포에 샤르망, 뚜띠라는 파스타점을 차려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파스타점 문을 열기 전에는 수도권의 한 호텔 주방에 들어가 일을 배우기도 했다.


공백도 있었다. 불교에 심취했던 그는 사업을 접고 이곳저곳을 떠돌기도 하고 절에 들어가 몇 년을 두문불출했다. 속세와의 인연이 질겨서일까. 그 기간 중에서도 틈틈이 창업관련 칼럼을 썼다. 권 대표는 30대가 저물 무렵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기인의 풍모가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남다른 기운이 느껴졌던 건 이런 탓이었던 것 같다. 그에게 30대는 방황기이자 또다른 삶의 에너지를 축적하는 기간이었다.


"대게는 통발로 잡기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조업을 못 나갑니다. 당일 조업한 대게를 바로 택배로 배송해 다음날이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신선하고 맛이 좋지요. 동해안 통골뱅이를 시중에서 흔히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맛볼 수 있는 건 통조림이나 서해산 구슬골뱅이지요."


주문이 많다고 다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주문할 경우 가격은 가락시장 등 대형 농수산물센터에 비해 7~8% 가량 싸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성공에 대한 갈망이 커서 때로는 힘든 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여러가지 일을 벌이지요. 방향성을 갖고 열심히 한 결과가 곧 나타날 겁니다."


[인터뷰]'골뱅이' 무치는 남자..'대게'에 빠지다 마당두들은 자연산 통골뱅이, 닭 석쇠구이 전문점이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kera.kr)-부동산 시행이나 분양대행, 홍보마케팅, 부동산투자자문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본부설립, 창업 홍보마케팅, 창업컨설팅 등이 주업무다.


▷마당두들(www.madang92.com)-연신내 로데오거리에 있다. 기존에 닭고기와 골뱅이를 파는 점포보다는 인테리어가 조금 고급스럽다.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닭발,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골뱅이 등이 주 메뉴라 30~40대 직장인 고객들이 많다. 3호선 연신내역 4번 출구에서 가깝지만 주변에 옷가게가 많은 탓에 지나다 들리는 고객보다는 단골손님 비율이 높다.


▷대게잡이(www.대게잡이.com)-동해안 계절 수산물을 직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영덕대게(몸통 높이 10cm 기준)를 마리당 1만7000원 선에 팔고 자연산 통골뱅이(5kg)는 7만원 선이다. 참문어도 있다. 대게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주로 어획해 이맘때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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