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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주 굽자나 대표…'치킨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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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굽는 10분.맛 파는 12시간

권택주 굽자나 대표…'치킨은 과학이다' 권택주 굽자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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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지난 1997년 우리나라를 덮친 외환위기는 많은 이들이 운명을 바꿔 놨다. 대부분은 실의와 좌절에 빠져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개중엔 드물게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도 있다. 28일 만난 권택주(50) 굽자나 대표도 그런 사람이다.

올해로 사업 14년째인 치킨 프랜차이즈 굽자나는 전국에 70여 가맹점을 두고 있다. 영업시간은 가맹점마다 다른데 통상 12시부터 24시까지다. 가맹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각 지역마다 확실한 고객층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굽자나의 강점은 기존 튀김방식을 벗어나 굽는 방식을 택한 점이다. 자체 오븐에서 치킨을 구워내 인체에 유해한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0%'로 유지한다.


원래 권 대표는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한국지사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연구직을 벗어나게 한 건 외환위기로 인한 명예퇴직 바람이었다.

"연구소장이 참 유능한 분이었어요. 그런데도 회사로부터 퇴직을 권유받더군요. 월급쟁이 인생에 회의를 느껴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호기에 나오긴 했지만 막상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 지 생각하니 막막했다. 그 때 권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게 치킨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면서도 창업에 부담이 없는 품목. 권 대표는 자신만의 차별점을 내세워 치킨 사업을 시작했다.


권택주 굽자나 대표…'치킨은 과학이다' 굽자나치킨


"그 때만 해도 뼈 없는 치킨이 없었어요. 부천 일대 닭 집을 돌아다니며 닭에서 뼈를 발라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뼈 없는 치킨을 만든 사람입니다."


연구원이라는 이력을 톡톡히 살린 그는 이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가격이 싸면서도 다른 치킨보다 맛있다는 소문이 부천 일대를 덮었다.


"그 때 약40m²(12평) 규모 매장에서 하루에 올리던 매상만 200~300만원 가량입니다. 주문 전화가 울리면 무조건 2시간은 기다리라고 말했어요. 돈을 쓸어 담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군요."


당시 그는 저녁 9시까지만 주문을 받고 수화기를 빼놨다. 더 이상 주문을 받아도 배달을 할 수 없을 만큼 주문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 하는 창업인데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그는 "오토바이 타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웃었다. "넘어져서 머리도 깨져봤다"는 그는 1년 정도 후에는 동네 아르바이트생보다 더 오토바이를 잘 타게 됐다.


장사가 잘되자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며 사람들이 몰렸다. 굽자나의 시작이었다. 당시만 해도 그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저 내 가게 영업하며 매출을 늘리는 데만 몰두하고 있었다.


"찾아온 이들에게 시험 삼아 노하우를 전수해 줬는데 모두 소위 대박이 난 겁니다. 그 때부터 체인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광고는 일체 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왔어요."


권 대표의 장점은 꾸준히 차별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그는 "프랜차이즈는 원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차별화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7년 뼈 없는 치킨에서 '굽는 치킨'으로 변화를 추구한 것도 그래서다. 웰빙 바람을 타고 '튀긴 치킨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서 번지고 있던 차였다.


"튀김 치킨을 꺼리는 고객이 늘어나며 다른 방식을 찾아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게 오븐에 굽는 현재 방식입니다."


권택주 굽자나 대표…'치킨은 과학이다' 갈릭치킨


오븐을 사용하기 때문에 굽는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하다. 또 한 번에 5마리 이상의 치킨을 구울 수 있으면서도, 치킨 속 육즙이 그대로 남아있다. 기존 치킨에선 접할 수 없는 맛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그는 "음식은 손맛이 아니라 기계맛"이라고 단언했다. 그만큼 음식조리 기계의 중요함을 피부로 느낀다. 권 대표는 "가맹점들에게 다른 건 몰라도 오븐 만큼은 가장 정밀하고 좋은 제품을 쓰라고 권유한다"며 "과학기술이 발달하며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 기계의 역할이 점차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내(김현주씨)도 사업에 끌어들였다. 김씨는 사내 메뉴개발실장으로서 신메뉴 개발과 점주교육 등을 맡고 있다. 권 대표에겐 든든한 사업 파트너다. 그는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회의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며 웃었다. 그는 가끔 자신이 연구원 출신이라는 점에 감사한다. 특히 품질관리에 있어서는 과거 경험이 십분 적용됐다.


"일본 관련 업체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도 닭 육가공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치킨 프랜차이즈 중 직접 육가공을 하는 건 10%도 안 됩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신메뉴도 출시할 계획이다. 인위적인 맛은 최대한 배제하고 향토적인 향신료를 넣은 제품으로, 우리나라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했다.


"닭과 어울리는 야채를 선별하며 메뉴를 개발 중입니다. 소스도 친환경적인 것으로 특별히 준비하고 있어요. 오븐치킨의 느끼함을 줄이면서도,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10년이 넘게 프랜차이즈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업계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요즘 프랜차이즈들은 조금만 인기를 얻는다 싶으면 이름을 바꾸고 또 다른 사업을 벌인다. 맥도날드를 봐라. 브랜드 하나로 세계 최고를 만들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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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굽자나를 최장수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며 "국내에서 전국적으로 브랜드를 알린 뒤 해외로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사무실 벽에 걸려 있는 '창업 10계명' 중 9번째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고객은 왕이다.' 그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 싶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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