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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외환 3000억달러 만지는 '정답없는 투자'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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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한 韓銀건물 옆 별관 유연한 '秋검객'이 뛴다

[아시아초대석]외환 3000억달러 만지는 '정답없는 투자'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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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추흥식 원장을 만나기 위해 옛 상업은행 본점 건물인 소공동 한은 별관을 찾았다. 3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외자운용원은 한은 본관에 있지 않다. 본관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별관에서 '딴 살림'을 하고 있다. 본관과 별관은 도로 하나를 마주보고 있는데 외양 차이 만큼이나 외자운용원의 느낌은 한은과 사뭇 달랐다. 외자운용원은 '근엄하고 보수적인' 한은보다 더 자유롭고 활기차다. 소탈하면서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를 즐기는 추 원장의 리더십이 조직 분위기에 반영된 것이리라.

< 대담 = 박종인 부국장겸 금융부장 >


한은은 외환보유고 운용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외화자금국을 외자운용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그리고 공모를 거쳐 외자기획부장으로 일하던 추 원장을 외자운용원장으로 내정했다. 이제 원장직을 수행한지 4개월. 추 원장이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은 생각보다 거세다. 외부에서 민간 채권 전문가를 영입해 '순혈주의 전통'을 깼고 정규직 직원을 퇴사시킨 뒤 계약직으로 다시 임용하기도 했다.

한은이 갖고 있는 외환보유고는 3159억 달러(지난 2월말 기준). 그러니까 추 원장의 손 끝에서 350조원(1달러=1120원 기준)이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그가 꼽은 외자운용의 제 1 원칙은 '융통성'이다. 수익성과 안정성, 전문성과 자율성 등 극명하게 갈리는 가치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그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고집과 선입견을 버리고 상황에 맡는 유연성을 갖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앙은행이란 특수성 속에서 안전과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마치 정답없는 주관식 문제처럼 고통스럽지만 보람도 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이를 그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답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한은이 외자운용원을 독립시킨 건 어떤 의미인가?
▲ 외자운용원은 자산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중앙은행의 정체성도 동시에 갖고 있는 조직이다. 이를 위해서는 준 자치적(Semi-Autonomous) 성격이 필수적이다. 외자운용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한은과는 다른 스타일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외자운용원이 만들어졌다.


-외자운용원 설립으로 외환보유고 투자에 변화가 있는가?  
▲일각에서는 외자운용원이 생겨서 한은이 앞으로 자산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성급한 판단이다. '다변화'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목표를 이뤘다고 본다. 상품구성에 있어서 회사채, 주식, 모기지, 정부기관채 등을 모두 가지고 있다. 특히 회사채 투자비중이 15% 남짓된다.


-외자운용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민간 운용사와 달리 중앙은행은 수익성보다 유동성과 안정성을 우선한다. 수익과 손실이 중앙은행 성과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국민 숫자로 나눠보면 우리 국민이 1인당 6000달러를 갖고 있는 셈이다. 결국 우리가 국민을 대신해서 이 돈을 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생각을 하면 겁도 나고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달러화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2010년 말 기준으로 63.7%다. 한은은 2007년부터 달러화 비중 등 통화구성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팎의 공개 요청이 쇄도해 가능한 선까지 오픈하자고 건의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중국에 직접투자할 수 있게 됐는데?
▲중국의 채권 및 주식시장에 모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투자 금액은 크지 않지만 중국에 첫발을 내딛는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국 투자를 한다고 갑자기 달러 비중을 줄일 것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외자운용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것이다. 금 투자도 마찬가지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금 투자 역시 들어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리스크는 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두렵다고 들어가지 않으면 영원히 투자는 불가능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면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 한국투자공사(KIC)와는 경쟁적 관계인가, 보완적 관계인가?

▲한은과 KIC는 우호적(friendly) 경쟁 관계다. 여기에서 '경쟁'은 파이 하나를 놓고 싸운다는 의미가 아니고 KIC가 일을 잘할수록 한은도 좋아지고 성과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즉 '누가 더 일을 효율적으로 잘하냐'는 의미의 경쟁이다. KIC는 설립된지 6년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 또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자산 외에도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 쪽으로도 특화돼 있어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조목인 기자 cmi0724@ 사진=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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