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조 농협은행 WM사업부 펀드 애널리스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까지는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발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05년 이후 주식시장이 장기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강세마인드에 익숙해진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은 주가하락시 매수, 주가상승시 매도의 패턴으로 변화했다. 금융위기의 트라우마가 남아있고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수익률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식형펀드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던 1월과 2월 국내주식형펀드에서만 각각 1조3000억, 1조5000억의 매물이 출회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 주가급락기에 유입됐던 자금 중 단기투자성향의 자금이라면 일부라도 환매하는 것이 투자목적에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기간이 단기가 아니라면 긍정적인 대외여건을 고려할 경우 이르게 환매대열에 동참하기보다는 보유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경우 3차 양적완화 기대감은 약화됐지만 이는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되며,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는 지속적으로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하향됐던 기업이익이 올해 2분기 이후부터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장세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올해의 주가상승이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하반기 40%를 넘나들었던 VKOSPI, VIX 등 국내외 변동성지수 모두 최근 20% 이하로 하락했다. 거시경제 지표의 안정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낮아진 지금 급하게 매도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매도보다는 보유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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