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 앓던 印尼 소녀, 한국서 웃음 되찾다
-국내 초청 수술비 등 전액 지원
-자원봉사자 32명 극진한 간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뇌수막염에 걸렸던 열 두살의 인도네시아 소녀가 국내 토종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루미아띠(12)는 선천성 뇌수막염을 앓아 태어날 때부터 얼굴 왼쪽 전체가 혹처럼 불거져있었다. 제대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 혹은 루미아띠의 시야를 가릴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12년 만에 이 어린 소녀의 고운 얼굴을 완연히 볼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은 카페베네다.
평소 루미아띠의 투병을 안타깝게 지켜본 이웃 주민이 3년째 같은 지역에 청년봉사단 30여명을 파견하고 있는 카페베네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카페베네와 루미아띠의 인연이 이어졌다.
루미아띠는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봉사활동을 떠난 카페베네 청년봉사단을 만나 인도네시아 현지 병원을 찾았다. 당시 루미아띠는 태아 때 모체로부터 엽산을 잘 전달받지 못해 뇌가 눈과 코 쪽으로 내려와 얼굴 한쪽이 혹처럼 불거져 있는 상태였다. 방치할 경우 혹이 더 커지며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었던 것. 하지만 현지의 의료시설이 매우 미흡해 큰 수술을 치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완치를 위해서는 한국에서 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카페베네는 선뜻 루미아띠와 그의 아버지 핫센을 한국으로 데려와 모든 체류비용과 수술비 전액을 지원했다.
한국에 온 루미아띠는 입국하자마자 CT촬영과 MRI촬영을 통해 뇌수막염 최종 진단을 받고, 5시간에 걸친 신경외과 수술과 2시간에 걸친 성형외과 수술 등 총 7시간의 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이후에는 카페베네 청년봉사단 32명의 극진한 간호가 이어졌다. 루미아띠의 목욕은 물론 한국 음식에 낯선 그를 위해 이태원에 가서 나시고랭과 미고랭 등 인도네시아 현지음식까지 구해오는 정성을 보인 것. 루미아띠는 이들의 정성에 감동해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출국 전날 서울타워와 서울 곳곳의 명소를 둘러본 루미아띠는 "한국에 대한 감사와 추억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3년 째 이어온 봉사활동이 인도네시아 어린이 루미아띠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윤리적 경영이 세계적인 경영철학이 되고 있는 시기에 카페베네도 적극적으로 나눔의 정신을 우선순위에 두고 기업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