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호주 석탄회사 인수‥자원경영 결실

석탄개발사 코카투 지분 40% 인수
유연탄 매장량 15억t 보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SK그룹이 국내 유연탄 연간 수입량 15배의 대규모 석탄매장량을 보유한 호주 석탄 개발 전문회사를 인수한다. 최태원 회장의 자원부국 경영이 또 한 번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12일 SK그룹은 SK네트웍스 등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호주의 석탄 개발 전문회사인 코카투(Cockatoo)社의 지분 40%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 인수 금액은 최소 3억1300만 호주달러(한화 약 38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SK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 작업은 올 상반기 중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코카투는 현재 호주 퀸스랜드, 뉴 사우스웨일즈주 등지에 총 13개의 석탄 광구사업에 참여 중이며 이들 광구의 석탄 매장량은 총 15억 톤으로 평가되고 있다.

SK는 호주, 중국 등에서의 탄광사업을 통해 연간 200만t의 지분 석탄을 확보하고 있으며, 코카투의 경우 2015년에는 연간 3백만t, 2019년에는 1200만t의 유연탄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돼 국내 자원 자주개발률 제고에도 큰 몫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유연탄의 연간 수입량은 1억t 규모다.

이번 인수는 최태원 회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기업이든 국가든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자원'이라는 자원부국 경영에 따른 것으로 SK그룹은 석유, 가스, 철광석, 유연탄까지 자원경영을 확대하게 됐다.

지난 1990년 호주 클라렌스 광구 사업에 참여하면서 석탄개발사업에 뛰어든 SK는 2006년 코카투 지분 7.42%를 인수하면서 코카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호주 탄광사업을 강화해 온 SK는 광구에 대한 단순 지분참여에서 직접 기업운영 형식의 사업확대를 추진해 왔다.

SK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원전쟁에서는 광구 등을 직접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자원개발 전략에 기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회장은 작년 2월 호주 탄광 갱도까지 내려가 직접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SK가 계속해 온 사업분야이고, 자원개발의 경우 채굴부터 소비지까지 아우르는 사업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안을 찾아달라"고 강조하며 자원개발 사업 확장에 대한 열의를 내보였다.

아울러 SK와 코카투는 50대50 합작법인 형태의 석탄 판매 법인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로 직접 운영권을 가진 상태에서 '탐사에서 판매까지의 자원개발 밸류체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SK는 향후 각 계열사별로 자금조달방법 등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계약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만우 SK그룹 홍보담당 전무는 "올들어 터키 인터넷 비즈니스 협력, 터키 화력발전소 사업참여, 중국 화학공장 합작프로젝트 등 최 회장이 발로 뛴 글로벌 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자원보국이라는 최고 경영층의 경영철학과 SK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자원개발 사업의 성공스토리를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