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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캐디의 '대리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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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캐디의 '대리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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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께서 첫 티 샷을 멋지게 날렸습니다.


함께한 동반 캐디가 "굿~샷" 이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고객께서는 마음에 안 드시는 듯 "언니, 굿 샷 아닌데 왜 굿 샷이라고 그래?"라고 합니다.

그러자 캐디가 "고객님, 공이 골프장 안에 있으면 굿 샷이지 뭘 더 바라세요"라고 대답합니다. 고객께서는 눈을 흘기더니 "음…" 다시 페어웨이로 이동해 두번째 샷을 합니다.


그런데 공이 왼쪽 산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버렸지 뭡니까. 고객께서는 옆에 있는 캐디에게 공을 찾아 달라는 눈치로 말을 꺼냅니다."언니, 저 공 새 건데…". 캐디가 대답합니다. "한 번 치셨으면 이미 헌 공이지, 그게 무슨 새 공이예요? 요즘 산에 뱀 나와서 못 들어가요."라고 합니다. 고객께서는 다시 "음…". 실실 웃으며 말하는 캐디가 너무 얄밉습니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한 번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일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오랜 경력의 캐디는 바로 눈치를 채고는 요리 조리 잘도 피해갑니다. 그리고 몇 홀이 지난 후 아무리 봐도 짧아 보이는데 캐디가 거리를 좀 길게 불러준 듯 해 "언니, 너무 길게 불러 준거 아니야?"라고 묻자 이번엔 "제대로 치면 안 길어요"라고 응답합니다.


거슬리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샷을 하는 고객. 공이 그린을 넘어가자마자 한 마디 하려는 찰라 캐디가 먼저 "아~ 공 머리 아프겠다"라고 선수를 칩니다. 진짜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 같아 "음…." 하고 또 넘어갑니다.


그린입니다. 고객께서는 진작부터 캐디가 라이를 잘못 읽는 것 같다는 생각에 한 마디 하려고 작정부터 합니다. 퍼팅을 하자마자 "언니, 방향이 자꾸 틀리잖아?". 그러자 캐디는 "고객님, 거리나 좀 맞추고 말씀하세요. 공이 길었으니 방향이 맞을 리가 없죠."


정말 말문이 막힙니다. 틀린 말도 아니니 질책할 수도 없고, 점잖게 골프 치러 와서 캐디랑 싸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캐디는 라운드 후 "고객님, 오늘 집에 가셔서 퍼팅연습 좀 더 하세요"라며 한 술 더 뜹니다.


캐디는 끝까지 고객의 속을 뒤집습니다. "싫어, 밤새도록 술 마실꺼야." 고객께서 정말 속상합니다. 하지만 캐디 입장에서 보면 그 캐디의 말은 정말 속이 다 시원합니다. 매일 한번쯤은 속으로 되뇌이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대리만족이지요.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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