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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게 즐길 공원같은 골프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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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선의 골프 뒷담화16-한국서 골프대중화가 어려운 이유

값싸게 즐길 공원같은 골프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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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시작한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선수생활만 25년을 훌쩍 넘기고 보니 골프라는 운동이 어떤 것인지 나름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외국에서 선수생활을 오래 하고 한국에 돌아와 보니 골프의 인기가 땅에 떨어진 것을 실감했다. 과거 주니어 경기 때는 엄청난 관중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는 등 골프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골프열기가 식은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과거에는 대학의 골프수업도 인기가 매우 높아 수강신청 하루 전날부터 줄을 서 날밤을 세면서 까지 골프수업을 듣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뤘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원을 못 채우는 것은 물론 골프과목이 폐강되는 학교마저 생기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 영문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골퍼들이 생각하는 골프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골프의 매력은 과연 무엇이며 흥미가 떨어지는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인기가 있는 스포츠는 무엇인지 나라마다 순위를 살펴봤다. 가까운 일본부터 보면 이렇다. 2011년 20세 이상남녀 대상 설문결과 1위는 프로야구, 2위는 프로 축구, 3위는 고교 야구, 4위는 스모. 5위는 배구로 순위가 매겨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부러웠던 부분은 3, 4위인데 고교야구에 그렇게 관심을 보이다니 청소년야구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했다. 전통 스포츠인 스모가 4위에 기록돼 있는 점도 눈길이 갔다. 과연 한국의 전통경기인 ‘씨름’은 어느 정도 인기가 있을지 다시한번 떠올려보는 계기가 됐다.

미국으로 건너가 보면 인기있는 스포츠 순위는 1위 풋볼, 2위 야구, 3위가 대학 풋볼이다. 역시 미국도 프로 리그가 아닌 아마추어 리그가 인기가 있다. 4위는 자동차경주, 5위가 농구였다.


스포츠 인기 선수도 살펴보니 여자는 세리나 윌리엄스와 비너스 윌리엄스가 1,2위였고(테니스) 자동차 레이서인 대니카 페트릭. 마라아 사라포바(테니스) 마아햄(축구) 선수가 뒤를 이었다. 남자 인기선수는 데릭 지터.(야구), 그 뒤로 페이튼 매닝.(풋볼 )코비 브라이언(농구). 마이클 조던. (농구). 타이거 우즈(골프) 등이 있었다. 과거 타이거 우즈가 1위를 차지했었는데 그 동안의 섹스 스캔들로 연타를 먹고 밀려났다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수 많은 사이트를 살펴보고 블로그나 카페 등을 방문해 본 결과, 대체적으로 1위는 야구, 2위는 농구, 그리고 축구 배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물론 좋아하는 운동과 개인적으로 즐기는 운동은 다를 수 있다. 큰 그림을 살펴볼 때 골프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즉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닌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둘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우선 이 두가지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다른 운동에 비해 천천히 걸으며 스윙을 하기 때문에 운동같지 않다거나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 등의 이유도 거론되고 있다. 골퍼 입장에서 볼 때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 운동이 안 된다’ 등의 이유는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운동이 안 된다는 의견은 가만히 서서 공을 친다는 편견이 있기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 이것은 경험외에는 답이 없다. 한 라운드에 4시간 이상을 걷는데 어떻게 운동이 안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1, 2 위로 늘 거론되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라는 의견은 분명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바로 이 두가지 문제가 한국 골프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나 역시 프로 골퍼지만 골프장을 내 집처럼 드나들기는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분명 한국의 골프장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예약도 쉽지 않고 회원권의 가격도 높아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배구나 축구처럼 공 하나만 있으면 바로 학교 운동장에 가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짧은 시간에 땀을 뺄 수도 없다.


물론 골프장 입장에서 ‘겨울’이라는 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잔디 관리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골프장 공사비에, 높은 세금도 골프장 운영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터이다. 외국의 경우, 경치가 좋고 그림같은 골프장의 회원권은 한국보다 휠씬 비싼 곳도 있다. 하루 그린피가 30만~4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보통은 1만~2만원으로 정규18홀을 칠 수 있는 곳이 널려있다는 것이 외국과 한국과의 차이점이다. 물론 미국의 경우, 저렴한 골프장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중에는 개인이 나라에 기부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원을 만들어 산책이나 등산을 하고 테니스. 야구. 피크닉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식으로 가족 나들이 겸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부지런하기만 하면 미국 등지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만약 우리도 이렇게 저렴한 가격대에 골프를 즐길 수 있다면 골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골프라는 운동이 ‘가만히 서서 골프채나 휘두르는, 땀도 안 나고 지루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크게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스크린 골프’가 대중화되어 골프라는 운동이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잔디와 모래, 바람을 자연에서 맞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도 한 때, 스크린 골프가 매장에 선을 보였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스크린골프 보다 더 싼 진짜 골프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의 최경주 선수가 PGA 투어차 미국에 갔다가 골프연습장의 카페트처럼 촘촘하고 멋진 잔디연습장에 클럽헤드로 골프장 잔디를 쳐서 생기는 디보트 (divot) 자국을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공의 윗면을 치는 탑볼(top ball)을 쳤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난적이 있다. 천연잔디에서 공을 칠 수 없는 프로선수나 일반인들을 생각하면 그저 아쉽기만 하다. 이렇게 비싼 그린 피에 천연잔디 연습장이 없어도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다.


값싸게 즐길 공원같은 골프장이 없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넓은 공원에서 골프를 치고, 한쪽에서는 피크닉을 즐기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그때까지는 스크린에서 감을 잡아야겠지만….


여민선 프로 minnywear@gmail.com
LPGA멤버, KLPGA정회원, 자생 웰니스센터 ‘더 제이’ 헤드프로, 방송인


이코노믹 리뷰 최원영 기자 uni354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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