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올해 중국의 주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의 막이 다음달 3일 열린다. 양회는 중국 최고 정치 자문회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와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일컫는 말이다. 각각 다음달 3일과 5일에 개막하는 이번 회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가 치르는 마지막 회의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번 兩會 화두는 '원중추진(穩中求進)'=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원중추진(안정 속에서 발전을 추구한다)'을 2012년의 정책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양회에서도 '원중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논의가 활발할 전망이다. 중국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도 이번 양회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원중추진'을 꼽았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착륙을 막고 8% 전후의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기 위한 방안 모색이 이뤄질 전망이다.
유로존 부채위기 확산,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등 불안한 대외 경제 환경 속에 중국 최고 지도부들은 이미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거시경제정책의 기조로 삼고 상황에 따라 미세적 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두자릿수 성장을 해왔던 베이징, 상하이,광둥성 등 중국의 주요 성(省)들도 일찌감치 올해 성장률 목표를 10% 미만으로 낮추고 안정적이고 고른 성장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를 낮추는 대신 고속 성장의 병폐로 거론됐던 환경오염 문제, 불평등 문제, 금융 불안정성 등을 줄이기 위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 분야에서는 민생 문제 해결이 중점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중국 내 주요 언론들은 양회 개막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인민들의 관심거리를 집계하고 있는데, 신화통신 조사 결과 빈부격차 축소, 서민물가 안정, 사회보장 시스템 개선, 식품안전 감독 강화 등이 가장 관심있는 항목들로 선정됐다.
중국의 최대 금융그룹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펑원셩(彭文生)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뿐 아니라 민생 문제들이 이번 양회의 주요 줄기가 될 것"이라면서 "주요 논의 대상은 세금감면, 수입분배 시스템 조정, 토지제도개혁, 자원가격개혁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훈풍 타고 있는 증시 兩會 효과 볼까=중국 주식투자자들은 이번 양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통계적으로 양회가 열리기 전, 후인 2~3월은 중국 주식시장에 상승세가 강했다.
중국 인터넷 언론인 21세기망(21世紀網) 통계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양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상승한 날이 하락한 날 보다 많았다. 지난 17년 동안 양회가 열린 기간 주식시장 성적은 11승 6패다. 1997년 양회기간에는 상하이종합지수가 14.47%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양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 '양회 효과'가 가장 뚜렷했다. 95년, 98년, 2002년, 2005년, 2007년, 2009년에만 주식시장이 '양회 효과'를 못 봤을 분 나머지 해에는 모두 뚜렷한 효과를 봤다.
올해는 중국 주식시장이 모처럼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이번 양회 기간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적어도 수출, 투자에 치우친 경제성장 모델을 내수시장 확대 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소비촉진책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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