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세계 전기차(EV) 시장을 선도하던 일본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충전 규격 전쟁서 고립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10년 도쿄전력과 닛산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중심이 돼 ‘차데모’라 명명한 EV 충전 규격을 제정했다. 차데모는 직류용과 교류용 충전구가 분리된 충전 방식이다. 일본은 차데모 방식이 상용화된 차종을 2개 보유하고 충전기 보급에서도 앞서가며 사실상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BMW, 미국 포드 등 구미의 자동차 브랜드 7개사가 지난해 10월 일본의 '차데모' 방식과 다른 ‘콤보 방식’의 EV 충전 규격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충전 규격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 콤보 방식은 직류용과 교유용 충전구가 하나로 돼있어 충전기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플러그의 형태가 차데모와는 다르다.
이렇게 일본과 나머지 전기차 선도업체들이 충전 규격을 달리 하면서 향후 이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현재까지는 전기차 충전 규격에서 다른 나라 회사들에 비해 앞서가고 있지만 개별적인 충전 방식을 사용한다면 향후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본 업체들은 현재 호환 가능 어댑터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규격 전쟁 속 주도권을 빼앗긴 경험이 많았던 일본은 이번에도 규격이 유럽에 유리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재빨리 호환 가능한 어댑터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한 것.
코트라 관계자는 "EV 충전 규격 양립에 따른 주도권 싸움은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EV 시장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유리한 상황으로 끌어 갈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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