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대형마트 3사가 지난해 말 저가TV 경쟁을 시작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이마트가 저가 TV를 출시하면서 대형마트 3사가 경쟁적으로 '반값 TV'를 출시해 시장에 반값 TV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또 이달 초에는 이마트가 '하얀 국물 라면'을 내놓으면서 3사가 모두 하얀 국물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저가 TV와 하얀 국물 라면에 이어 이번에는 한우가격으로 대형마트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선제공격을 날린 쪽은 이마트다. 22일 이마트가 1등급 한우 등심(100g)을 4900원에 판매하기로 발표 한 것. 지난해 1월부터 5800원으로 판매해오던 가격을 15.5% 낮춘 가격이다.
이마트는 위탁영농과 산지직거래, 이마트 미트센터 등을 통해 유통단계의 대폭 줄이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며 오는 6월까지 같은 가격으로 유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가 가격을 할인한다는 소식에 23일 롯데마트도 즉각 가격 인하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1등급 한우(100g)를 4900원에 판매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기존에 6900원에 판매되던 것을 29% 가량 대폭 떨어뜨린 가격으로 롯데마트 역시 오는 6월까지 같은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우 매입 구조 개선을 통해 한우 판매가 인하를 준비를 해왔다"며 "경쟁사의 영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리 준비해왔었기 때문에 한우 값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당분간 가격인하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등급 한우 등심(100g) 가격은 5980원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의 가격이 이벤트성 가격인하이기 때문에 무작정 따르기는 힘들다는 판단이지만 1000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한우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한우 소비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는 한우가격 인하를 통해 10~20% 가량 한우소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형마트의 한우가격 인하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한우가격이 떨어졌지만 일시적인 할인 행사만을 진행했을 뿐 가격을 내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소매가격정보에 따르면 22일 한우 등심(1등급·100g) 가격은 5650원으로 1년전 6120원에 비해 8% 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