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박근희 손 잡나
삼성생명이 공식적으로 ING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사장은 23일 ING생명 아태법인 인수 의사를 묻는 기자에게 "당연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지역 진출은 삼성생명의 큰 과제"라며 "이 지역 매물이 나온다면 최고경영자(CEO)로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좋은 매물이 나오면 관심을 갖고 검토하는 것이 CEO의 본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ING생명 아태법인 가운데 한국 ING생명은 제외라고 못을 박았다. 이는 ING생명 아태법인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ING생명 아태법인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ㆍ말레이시아ㆍ홍콩 등 아시아 7개 지역에서 영업중이다.
한편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전날인 22일 "ING 본사가 한국부문을 떼어 매각할 지, 아태법인을 한꺼번에 매각할 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째로 매각한다면 삼성생명과 함께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ING아태법인을 분리해서 한국에 있는 ING생명은 KB금융지주가, 그외 나머지 아태지역 ING생명은 삼성생명이 각각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어 회장은 이어 "삼성생명이 ING생명 인수를 위한 파트너십을 제안하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아직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 회장과 박 사장이 직접 만나서 얘기한 건 아니지만 ING 아태법인 인수에 대해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로 예정된 어 회장의 네덜란드 ING그룹 본사 방문 전에 박 사장과 ING 아태재단 인수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박사장은 "ING 본사가 어떤 방식(분리 매각 또는 전체 매각)으로 ING 아태법인을 매각할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생명과 KB의 인수 파트너십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파트너십 여지는 남겨두었다. ING아태법인의 매각 방식이 결정되면 KB와 파트너십을 맺을 지 또는 다른 방법으로 인수에 나설지 고민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어 박 사장은 "KB와 삼성생명이 함께 ING아태법인 인수에 나설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어 회장의 복잡한 셈법에 궁금증을 표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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