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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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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역사왜곡·탈북자문제…해결책은


[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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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야구공' 혹은 '고래숨'. 정덕구 이사장은 중국을 얘기할 때 이같이 비유한다. 야구공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정치체제가 화학적 결합이 아닌 물리적 봉합에 가깝다는 뜻에서다. 고래숨은 중국인 특유의 긴 호흡을 의미한다. 어떤 일을 대하든 당장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이 이처럼 중국과 중국인 고유의 특성을 빗대 표현한 것은 오랜 기간 함께 숨 쉬며 고민했기에 가능했다. 장관에서 물러난 후 2003년 중국 베이징대와 인민대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은 물론 연구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친분은 아직도 이어져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정치경제연구소장과는 스스럼없이 연락할 정도다.

공부가 좋아 정계에서도 스스로 걸어 나왔다고 얘기하지만 최근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선 할 말이 많았다. 정 이사장은 "지금 한국의 정치는 혼돈(chaos)을 넘어 대폭발(big bang) 단계"라고 표현했다. 공동체의 번영이 각 구성원들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사라진데다 유럽 등 선진국의 위기를 목격하면서 복지국가론의 한계도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상을 한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한국과 중국은 서로 '적과의 동침'을 해야만 하는 관계라고 정 이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양국 수교 후에도 몇 년간 끊이지 않는 서해안 불법조업, 역사왜곡 문제 등 불편한 현안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앞으로의 관계설정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송하면서 불거진 한중간 마찰도 같은 맥락이다. 정 이사장은 "중국과 국제사회가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지만 중국 정부도 나름의 딜레마를 안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사안을 국제사회로 끌고 가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걸맞은 역할을 해주길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직시하기 위해 외형적으로 커진 이면의 모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같은 시기 자국내에서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왕리쥔 부시장 등을 통해 드러난 권력투쟁은 여전히 내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정 이사장은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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