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 캐스팅에서 연기력만큼 중요한 것이 이미지 매칭이다. 특히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거나 채 다듬어지지 않은 신인배우와 아이돌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인지도나 인기도만큼, 그의 이목구비가 담고 있는 느낌이 해당 역할과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예로 MBC <해를 품은 달>에서 모범생 허염의 아역을 맡았던 제국의 아이들의 시완은 최근 KBS <적도의 남자>에 매사 철두철미한 수재 이장일의 아역으로 캐스팅됐다. 모범생과 수재. 물론 각각의 구체적인 설정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캐릭터의 기본적인 틀에는 시완이 갖고 있는 반듯한 이미지가 투영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아이돌들의 얼굴은 각자 어떤 이미지를 띠고 있을까. 슈퍼주니어의 규현과 시크릿의 전효성, 비스트의 양요섭 등 총 여섯 명의 아이돌을 골라 그들의 관상을 해석하고 어울릴 것 같은 작품들을 찾아보았다. 재미로 읽으면 그뿐,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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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규현의 눈썹: 뛰어난 학식
눈썹이 짙고 두터우면서도 그 결이 가지런한 것으로 보아 학식을 많이 쌓게 될 상이다. 더불어 눈썹과 눈썹 사이인 명궁(命宮)의 색깔이 맑고 상처 난 곳이나 움푹 주저앉은 곳이 없어 피나는 노력보다는 타고난 총명함이 두드러진다. 이마 한 가운데인 관록궁(官祿宮)이 도톰하고 반듯한 것은 부모운이 좋음을 뜻할 진데, 교육에 밝은 부모 덕에 입신양명이 더욱 용이하겠다. 반면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진 입매에서는 자신의 위치나 상황에 굴하지 않고 가감 없이 직언과 독설을 내뱉는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서늘한 눈빛이 자칫 차가워 보이나 눈 꼬리가 아래로 쳐진 것을 보면 실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잔정이 많다. 이 같은 관상을 종합해 볼 때, SBS <카이스트>와 같은 캠퍼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가장 어울린다. 타고난 지력과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냉정한 엘리트, 그러나 알고 보면 따뜻하고 속 깊은 남학생 역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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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전효성의 잇몸: 외강내유
웃으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잇몸은 겉으로는 한없이 명랑할지라도 속으로는 여린 외강내유형 성격을 나타낸다. 보통 힘들어도 티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팀의 리더에 어울리는 상이고, 책임감이 강하며 실패해도 오뚝이처럼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는 끈기가 있다. 관골(광대뼈)과 턱 사이의 볼 부분인 노복궁(奴僕宮)이 적당히 통통하고 발그스레한 것은 따르는 이들이 많고 사회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며 살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더욱이 좌우 관골과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으니 성(性)에 관계없이 만인의 두령이 될 격이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입술로 보아 학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며, 초승달처럼 휘어진 눈썹에서는 고결한 인품까지 감지된다. 온갖 어려움을 겪지만 늘 긍정적이고, 양심적이며 뛰어난 진료로 환자들과 동료들의 신망을 받는 의사 역할에 적격일 듯하다. 다만 잇몸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장르는 ‘국내 최초 치의학 드라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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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양요섭의 턱: 어린아이의 순진함
하관이 강하게 발달하진 않았지만 살집이 도톰해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온순하며 호기심이 많다. 나이가 들어도 그 성정을 잃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하게 되겠다. 다른 이들에게 애교를 부리거나 마음의 상처를 쉽게 받는 것도 이러한 성격 때문이다. 다행히 둥근 코끝과 두툼한 콧방울로 볼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얻을 상이다. 마치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를 대하듯 예뻐하고 챙기는 이들도 적지 않겠다. 그렇다면 성인보다 아이에 가까운 외모와 성격을 이용해 어린이드라마에 출연해볼 것을 추천한다. 토마스기차나 뚝딱이처럼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가 되어 독보적인 연기의 길을 개척할 수도 있다. 웃을 때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은 활발하고 붙임성 좋은 성품을, 눈망울이 둥글고 수려한 것은 정 많고 속 깊은 성품을 말해주는 것이니 다정한 교회 오빠 역할도 잘 어울린다. 단, 꼬마 아가씨를 지켜주는 든든한 오빠로 열연했던 인피니트 성종과의 라이벌 구도는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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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탑 니엘의 입술: 감춰진 욕망
크고 두꺼운 입술로 보아 감춰진 욕망이 상당하다. 평소 순진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을지라도 중요한 일을 하는 순간에는 다른 사람처럼 카리스마 있게 바뀔 정도로 이중적인 얼굴을 갖고 있다. 작은 얼굴 한 가운데 유난히 우뚝 솟은 코에서 알 수 있듯 이상이 높고, 그만큼 욕심도 많다. 하관이 다소 두둑하고 각이 진 것은 강한 의지력을, 약간 튀어나온 눈은 상황을 주의 깊게 판단하면서도 매사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영리함을 나타낸다. 욕망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된 후에야 질기게 매달리는 성격인 것이다. 만약 유사하게 생긴 티아라의 함은정과 MBC <반짝반짝 빛나는>처럼 출생의 비밀을 다룬 가족극에 출연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본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나 부잣집 딸(함은정)이 사라진 후 친딸이라 속이며 그 자리를 꿰차고, 뺏기지 않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역할이라면, 관상적으로도 알맞고 이미지 변신에도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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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아이들 동준의 코: 점이 아쉽다
코가 높고 굴곡 없이 매끈하게 빠졌으니 한 가지 운동을 하더라도 이기기 위해 온 몸을 던질 정도로 자존심과 승부욕이 강하다. 관운 또한 좋아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높은 벼슬에 올랐을 선비상이다. 얇으면서도 단정하고 아래로 누워있는 눈썹에서는, 남성이면서도 온순하고 동정심이 많으며 여성스러운 성미를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전체적인 관상을 뜻하는 상모궁(相貌宮)이 대체적으로 조화롭고 모난 곳을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다만 콧등에 점 하나가 있었더라면 그 이름을 훨씬 더 널리 떨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의 운수를 확실하게 틔우기 위해서는 ‘허연우’라는 이름을 가진 선비 역할로 사극에 출연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여장을 한다면 작품과 본인 모두에게 길운이 깃들겠다. 눈썹이 짙고 곧으며 눈꼬리 부위인 간문(奸門)이 두둑하고 윤택해, 춘향이만큼 지조가 있고 애정운이 좋은 파이브돌스의 한빛효영과 극중 연인을 연기하는 것도 실보다 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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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서현의 입: 다소 고지식한 주관
작은 입은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그러나 입술의 양 끝이 두 볼을 야무지게 파고든 모양새를 볼 때 자기 주관이 뚜렷하거나 고집이 세서 조금은 고지식하게 보일 수도 있는 성품이다. 특히 평소 생활이 아무리 바빠도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등 자기관리에 있어서는 무서울 정도로 철저한 편이라 할 수 있다. 혼탁이나 충혈이 없어 유난히 맑고 형형한 눈빛은 가까운 사람과도 채무관계만큼은 확실히 할 만큼 원리원칙을 따르는 성향을 말해준다. 두 볼에 살집이 통통하고 빛깔이 좋은 것으로 보아 체력이 강하고 위장이 튼튼한 편인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인스턴트나 몸에 해로운 음식 대신 탄수화물을 챙겨 먹으며 아침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먹을 것에 대한 집념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라면 찰떡궁합이겠다. 감자 대신 고구마를 즐겨먹는 주인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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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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