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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경기 조작 의혹, 독 아닌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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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경기 조작 의혹, 독 아닌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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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법 도박 사이트 브로커가 검거되면서 프로축구, 프로배구에 이어 프로야구도 승부조작에 선수가 연루되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82년 탄생한 프로야구는 그간 단 한 번도 의심을 받지 않은 프로 스포츠의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글쓴이는 이번 의혹에 더없이 안타깝다.

모든 의혹은 2001년 ‘스포츠토토’가 탄생하면서부터 불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일반 스포츠팬들은 흥미를 가지고 경기의 승패에 배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무제한 배팅이 가능한 불법 도박 사이트로까지 몰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외로 승리 배당금에 대한 지급은 신속하고 신용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관계자들은 매출이 ‘스포츠토토’보다 10배 이상 많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야구에서 경기 혹은 승부 조작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우선 경기의 승패 조작은 한두 명으로는 불가능하다.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살펴보면 많은 선수들이 한 배를 타야만 비로소 승부 조작이 가능했다. 현실적으로 국내 불법사이트 브로커가 많은 선수들을 유혹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 불리는 승부 조작이라는 말은 경기 조작으로 정정해야 마땅하다.

예를 들어보자. 경기를 일부러 패하기 위해 감독이 게임에 맞지 않는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경기를 지기 위해 올린 투수는 의외로 호투를 펼칠 수도 있다. 수비수들이 적당히 수비하며 고의로 타구를 잡지 않는 행동 또한 쉽다고 볼 수 없다. 야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잡으려다 실수로 놓치는 것과 달리 일부러 놓치려고 의도하는 플레이는 훨씬 더 연출하기가 어렵다.


각본을 계획해 억지로 패하기도 어렵지만 반대로 이기기도 쉽지 않다. 잘 치려고, 잘 던지려고 하면 할수록 마음과 달리 더 어려워지는 것이 바로 야구인 까닭이다.


이러한 이유로 불법 사이트 브로커들은 가장 간단한 승부 조작이 아닌 경기 상황의 조작을 택했을 것이다. ‘선발 투수가 던지는 초구의 판정이 볼이냐 스트라이크냐’ 혹은 ‘1번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하느냐 마느냐’라는 식의 배팅을 만들어 거의 매일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 배팅에 손님들을 끌어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검찰 수사는 진행 중이다. 정확한 사실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조작의 존재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하지만 언론, 대중의 이른 판단으로 몇몇 선수들은 억울하게 의심을 받고 있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게 될 것이다.


글쓴이는 사실 관계를 떠나 이번 사태가 한국야구에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등 외국의 경우가 그러했듯 더 큰 발전과 성장에는 늘 진통이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선수들은 이번을 계기로 불법사이트 브로커들의 유혹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도 단순한 예방교육 차원이 아닌 새로운 매뉴얼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아직 한국 프로야구의 나이는 31살이다.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산더미다. 이번 의혹은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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