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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최고의 여배우,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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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최고의 여배우,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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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어떤 사람이 말하기에 유명한 사람의 운명은 의도치 않게 잘못 이해된다고 하더군요. 이 영화의 목적은 그의 인생을 안에서부터 들여다보고,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알리는 거였어요."

12일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69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영화 '철의 여인 The Iron Lady'으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움켜쥔 메릴 스트립(Mary Louise Streep, 64)의 근사한 수상 소감이다. 메릴 스트립은 '철의 여인'으로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거의 모든 영화 시상식과 영화비평가협회의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하고 있다. 종착역은 물론 오는 26일 할리우드 코닥씨어터에서 열리는 84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이다. 할리우드, 아니 현재 전 세계의 영화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은 현존하는 모든 배우들의 역할 모델(Role Model) 격인 배우다. 존경하고 닮고 싶은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에 백이면 백 모든 여배우들은 메릴 스트립의 이름을 첫손에 꼽는다. 수상 경력만 슬쩍 봐도 절로 수긍이 간다.


세계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인 인터넷 무비 데이터 베이스(www.imdb.com)에 따르면 메릴 스트립은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무려 208번 연기상 후보에 올라 101번 연기상을 수상했다.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1979년 '디어 헌터'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열일곱 번 연기상에 후보 지명됐으며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80년, 여우조연상)와 '소피의 선택'(1983년, 여우주연상)으로 두 차례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추후 그 누구도 깰 수 없을 대기록임에 분명하다.

행성 최고의 여배우,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인터뷰


하지만 메릴 스트립이 여배우들의 역할 모델로 꼽히는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메릴 스트립은 심각하고 진중한 드라마는 물론 슬랩스틱이 요구되는 B급 코미디 등 장르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완벽한 캐릭터 체화력을 온 몸으로 입증한다. 노출 여부나 체면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메릴 스트립은 천상 연기자다.


작품 완성도와는 별개로 연기 영역에서 언제나 완벽을 뽑아내는 메릴 스트립이 최근 손을 댄 캐릭터는 마가릿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 전(前) 영국 총리다. 1977년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줄리아'로 영화 데뷔한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70 편에 육박하는 영화에 출연한 베테랑 메릴 스트립에게도 마가릿 대처는 큰 부담이었다. 대처는 영국 최초의 여자 수상이자 3기라는 최장기 집권을 이룬 신화적인 존재다. 획기적인 정책 추진과 긴축 재정으로 영국의 경제 부흥을 일궈냈지만 독단적인 정부 운영과 극악스러운 공공 노조 탄압, 아르헨티나와의 무자비한 포클랜드 전쟁 등으로 악명 높은 보수 정치인이기도 하다.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로 잘 알려진 메릴 스트립이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좌파인 제게 그의 정치론이 맘에 들 리 없죠. 하지만 한 여자가 그 모든 것들을 그것도 보수적인 영국에서 이뤄낸 것은 짜릿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대처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이 있었죠. 말 하기 좋아하는 겉만 번지르르한 그런 정치가는 아니었어요."


행성 최고의 여배우,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인터뷰


뮤지컬 '맘마 미아!'의 유쾌한 영화 크로스오버로 메릴 스트립과 작업한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철의 여인'에서 마거릿 대처의 일대기를 허구와 실제를 고루 섞어 풀어낸다. 런던 북부의 식료품 집 둘째 딸로 태어나 남성 의원과 유권자들의 냉대를 이겨내고 1959년 하원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 결국 총리 자리까지 올라선 대처의 성공 이야기는 메릴 스트립의 완벽한 연기력에 싱크로율 100%의 외모가 더해져 '흥미진진'하게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철의 여인'을 두고 대처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킨, 정치적으로 옳지 않은 영화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치매와 신경 쇠약을 앓는 불쌍한 팔순 노인 대처가 자신이 걸어온 굴곡의 역사를 회상하는 영화의 형식이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난에 메릴 스트립은 '문제 없음'이다. "대처라는 사람의 평가에는 언제나 격렬한 찬반이 있었어요. 아이콘인 동시에 괴물이기도 하죠. 나는 오랫동안 대중에게 노출됐던 캐리커처 속에 위치한 숨겨진 인간을 끄집어 내기를 원했어요. '철의 여인'에는 한 여인의 트라우마와 드라마, 영광, 농담 그리고 사랑이 있습니다. 영화가 한 인물을 반드시 평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나요?(웃음)" 역시,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다.


행성 최고의 여배우,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 인터뷰




태상준 기자 birdcage@ㆍ사진제공_(주)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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