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미국 공군이 애플의 아이패드2를 1만8000대나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블릿PC로는 최대 규모를 사들이는 것이다. 이는 조종사와 항법사의 장비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미군 조종사ㆍ항법사가 몸에 지닌 매뉴얼과 항공 차트 등의 무게만 18㎏이 넘는다. 미 공군은 특수 제작한 아이패드용 항공 앱으로 업무 효율화를 이루고 조정사의 짐을 줄일 계획이다.
앞서 CNN 방송은 미군이 지난 1년 사이 40여대의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을 장병들에게 지급했으며 다음 달 해외 파병 미군에게 50여대의 스마트폰과 75대의 태블릿PC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안전하게 비밀문서를 전송하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안 소프트웨어도 따로 장착됐다.
애플의 아이팟은 미군이 대량 구매하는 주요 장비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미군은 아이팟 전용 앱을 개발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통역기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팟은 작전지역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쓰이는 것은 물론 탄도 계산에도 활용된다.
이처럼 미군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업무용 앱이나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도 열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군은 어떤가. 기밀 유출 같은 보안 우려 때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도입을 주저하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가 2000만대 정도 팔려나갔다. 지난해 말 현재 삼성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은 5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삼성전자가 버젓이 버티고 있는 정보기술(IT) 강국의 국군이 보안 우려 때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너무 궁색한 변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국군이 스마트폰 도입에 미온적이었던 것은 한마디로 군 내 사용을 통제할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군의 방침이나 기밀이 외부로 새어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다.
군은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정보유출만 걱정하고 있지 정작 보안 앱 개발과 명확한 관련 규정을 만드는 데는 뒷짐 지고 있다.
군이 IT의 발달과 IT 기기 보급 속도를 못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군 간부들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9만4000명에 이를 정도로 스마트폰은 대중화했다. 하지만 이를 업무용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군도 스마트폰 사용을 막기보다 군 보안용ㆍ업무용 앱을 개발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전략적 사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우리 군에서 채택돼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기대해 본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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