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출발했던 미국 주식시장의 주요 증시는 그리스 정부와 3당 대표들간의 2차 구제금융 합의안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소폭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의장이 입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지난주 하원 연설과 같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번복한 터라 장에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6%(33.07포인트) 오른 1만2878.2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0.20%(2.72포인트) 상승한 1347.05, 나스닥 지수는 0.07%(2.09포인트) 오른 2904.08로 장을 마감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또 연기= 하락 출발한 주요 증시는 2차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그리스 정부와 3당 대표들간 논의를 앞두고 소폭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와 연립내각 구성 3당 대표들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가 제시한 2차 구제금융 조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외신들은 총리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이날 밤 합의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회의 시작 시간을 1시간 반이나 넘겼는데도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팀의 합의안이 전달되지 않아 회의가 하루 뒤로 미뤄졌다. 협상은 8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대신 파파데모스 총리는 이날 밤 트로이카팀을 만나 최종 합의안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막바지에 다다른 2차 구제금융 협의안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주요 증시는 소폭 오름세를 타고 마감했다.
폴 젬스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자산관리본부장은 "그리스가 다시 첫 번째 페이지로 넘어왔다"면서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추가적인 재정적자 감축에 동의하기 전까지는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여전히 조심스러운 경기 전망=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벤 버냉키 의장이 최근 크게 호전된 고용 지표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였다. 하지만 기존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반복해 장에는 큰 변수가 되진 못했다.
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노동시장이 정상화 되려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장기 실업이 몹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지난주 하원 연설과 같은 시각을 유지했다.
이 같은 발언은 노동시장의 정상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직 바뀌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1월 실업률은 8.3%로 예상외로 5개월 연속 떨어졌다. 그러나 완전고용이라고 할 수 있는 실업률 5.2~6% 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7주 이상 일을 하지 않은 장기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42.5%에서 올 1월 42.9%로 늘었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을 가리키며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경제는 깊은 경기침체에서 점진적으로 회복됐고 여러 조건이 개선됐지만 회복 속도는 불만스러울 정도로 느리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14년까지는 기준금리를 제로금리에 가깝게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한편 재정적자 감축 요구도 되풀이했다. 인플레이션에 관해서는 올해 또는 내년까지도 연준 목표인 2%선 밑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원유 수요 전망치 상향에 상승= 국제유가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는 소식에 상승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50달러(1.6%) 오른 배럴당 98.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국제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15센트(0.13%) 오른 배럴당 116.0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월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5만 배럴 늘린다고 밝힌 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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