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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기업, 꿈의 직장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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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살펴보셨나요
-복지제도 알고 있나요
-'스펙'보다 실무능력 갖췄나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기업과 달리 출산 휴가, 육아 휴직을 눈치 안 보고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입사할 때부터 여성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니 남녀 차별 없이 능력으로 말할 수 있고요."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은 한국적 특성이 강해요. 조금 더 자유로울 뿐이지 환상을 가져선 안돼요. 철저하게 능력으로 평가되는 만큼 끊임없이 경쟁하고 주어진 시간 내 능력치를 최대한 쥐어짜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어요."


외국계 기업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소위 '스펙'이 변변치 않으면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꿈의 직장'이다. 출퇴근이 자유롭고 해외 근무, 경직되지 않은 회사 분위기 등을 떠올리며 외국계 기업 취업을 노린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30대 구직자 5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드러난다. 외국계 기업의 장점으로 38.9%가 '우수한 복지제도'를 꼽았다. 이어 '해외근무 기회'(22%), '선진 기업문화'(20.2%), '높은 연봉'(12%)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계 기업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헤드헌팅업체 커리어케어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기업은 유명 회사의 한국 지사뿐만 아니라 1인 기업인 브랜치(branch) 등 다양해 기업문화나 복리후생 등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외국계기업, 꿈의 직장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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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호할까= 외국계 기업에 대한 환상은 국내 기업의 현실에서 비롯된다. 이른바 '유리천장'을 깨트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0년 기준 직원 1000명 이상의 대기업 임원급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을 조사해봤더니 채 5%가 되지 않았다. 3년 전인 2007년 말(1.5%) 보다 2배 이상 늘었지만 30% 안팎인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정규직 여성 10만6342명(전체의 26%)을 직급별로 놓고 봐도 임원은 7.4%에 그쳤고 부장(10%), 차장(13%), 과장(16.1%), 대리(25%), 사원(38.4%) 등 아래로 내려갈수록 확연히 비율이 올라갔다. 여성의 31.5%는 승진이나 승급에서 차별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남성의 24.2%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는 A씨도 '여성'이어서 부딪치는 한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A씨는 "직원이 7000명 가까이 되는 회사에서 여성 임원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발군의 능력치를 보여주지 않는 한 여성 직원들은 40대 초반이면 나가야 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이미 40대에 접어든 선배들이 '길어봐야 2~3년 더 버틸 수 있겠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미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싶은 여성들에겐 출산ㆍ육아 문제도 중요하다. 굳이 자아실현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아도 터무니없이 비싼 양육비 탓에 맞벌이는 이제 '필수'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마음 편히 출산 휴가나 육아휴직을 낼 수 없는 분위기에, 혹여 잠시 쉬었다 오면 자리가 없어질까 두려워 육아 휴직은 그림의 떡이다. 이 때문에 여성들이 그나마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맘' B씨도 같은 이유로 회사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B씨는 "무리한 회식 요구도 없고 출산 휴가는 눈치 안 보고 쓸 수 있어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부담을 전혀 가질 필요가 없어 좋다"면서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는 분위기여서 그만큼 성과로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기업문화에 대한 오해들=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은 채용부터 업무 방식 등이 사뭇 다르다. 외국계 기업은 채용 단계부터 철저하게 실무 검증을 거친다. '스펙'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면접에서 실력과 업무에 임하는 태도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면 근무 기회가 주어진다. 그만큼 학연과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구직자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채용이 확정됐다고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업무 수행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결단을 내리고 해고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에 공채로 입사했다가 얼마 전 외국계 기업으로 직장을 옮긴 C씨는 외국계 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C씨는 국내 기업에서 해외지역 전문가로 활동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낮은 급여, 술자리, 인맥 등이 싫어 외국계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일주일에 2~3번씩 날라드는 퇴사인사 메일과 사직하고 싶다는 동료들의 하소연에 그 역시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C씨는 "국내 상황과 시장 조사만 하느라 해외 출장은 고사하고 분기별 성과를 내기 위해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조금 많은 급여와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에 끌려 입사를 결정했지만 국내 기업에서 계속 성장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회사라고 해서 국내 기업보다 분위기나 처우, 복지 후생이 더 나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의 종류는 다양하기 때문이다. 외국 회사가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직접 진출하기도 하고, 한국 회사와 합작 법인 또는 단순 투자인 경우까지 천차만별이다. 규모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부터 중견ㆍ중소기업까지 나뉘고 나라별로 특색이 다른 만큼 '외국계 기업'이라는 한 묶음으로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커리어케어 컨설턴트측은 "국내 기업은 인재를 뽑아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외국계 기업은 갖춰진 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지를 더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면서도 "외국계 기업 문화를 벤치마킹하면서 국내 기업도 경력사원을 채용해 능력 발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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