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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저축은행, 10%대 대출상품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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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 집중 신상품 출시 못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동대문에서 청바지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박씨(33세)는 최근 인터넷 검색을 하다 반가운 대출 상품을 발견했다. 우리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동대문 상인들을 대상으로 연 18% 이자로 3000만원까지 빌려주는 특별상품을 찾아낸 것. 한걸음에 지점으로 달려갔지만, 지금은 취급하지 않는 상품이란 답을 들었다. 종전의 삼화저축은행 홈페이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착오였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른 저축은행 몇 곳을 둘러봤지만 10%대로 자금을 융통할 길은 없었다.


최근 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저축은행이 출범 일성으로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인수받아 출범한 만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하는 내부 사정도 있지만, 저금리 대출상품을 기다리는 저신용계층의 아쉬움이 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ㆍ신한ㆍKB 등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10%대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 대출금리 정보에는 지난해 3월 영업을 시작한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신용등급 5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12.5% 수준의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우수직장인 신용대출'을 운영하고 있다고 공시돼 있지만, 사실상 아직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영업부 관계자는 "출시할 것이라고 알려졌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은 아직 판매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2.5%라는 금리가 어떤 경로로 공시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영업재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스템 점검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소득층까지 흡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저축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금융당국의 권고사항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대출을 열어주는 한도도 5등급 수준일 것이며 크게 낮춘다고 해도 6등급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저신용층에게 대출을 열겠다고 공표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대출 장벽이 매우 높을 것"이라면서 "여전히 일반 은행 영업의 관점에서 여신업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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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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