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억 추가지원 예정..주가 3000원 후반 땐 가시화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대한전선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자금지원 작업이 속도를 냄에 따라 향후 유상증자 일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전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협의중이었지만 유동성위기 루머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신용등급 강등 등 겹악재로 계획을 잠시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 주가수준을 회복한다면 대한전선의 유상증자 계획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각 채권단은 43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지원을 승인할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의 협조융자가 이뤄지면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 채권만기상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에 추가 융자받는 금액은 지난 6일 기준 대한전선 시가총액 459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만 대한전선은 추가 자금이 들어오고 돌아오는 채권의 만기상환을 막는다 해도 유상증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원자금도 결국은 갚아야 할 돈”이라며 “협조융자를 우선 상환해 이자비용 등 금융부담을 줄이고 여유 현금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유상증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한전선은 지속적인 주가약세로 지난 6일 기준 주가는 2945원으로 액면가 2500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3000원 후반을 유지해왔지만 유동성 위기라는 악성루머가 퍼지며 주가가 2000원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1월26일에는 임종욱 대한전선 전 대표이사가 구속 기소돼 172억9800만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 지난 3일에는 대한전선의 채권 신용등급이 기존 BBB에서 BB+로 떨어지는 악재에 따라 또 한차례 주가가 급락했다.
만약 대한전선이 현 주가인 2945원으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면 발행해야 할 주식은 1억186만7500주가 된다. 발행주식총수 1억5538만주의 65.56%에 해당한다. 할인율을 적용하기도 어렵다. 현재가격에서 할인율을 16%만 적용해도 2500원까지 떨어져 액면가 이하로 유상증자를 할 수 없는 규정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일련의 악재로 급락하기 이전인 3000원 후반대의 주가수준을 회복한다면 유상증자 계획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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