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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가짜공화국] ④ '겉보기엔 고가골프채' 위조수법 다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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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모델인 척 속여팔기, 조립 악용해 헤드와 샤프트 등 가짜 부속도

[대한민국은 가짜공화국] ④ '겉보기엔 고가골프채' 위조수법 다양해졌다 서울 세관 직원이 압수한 중국산 다이와 '짝퉁 골프채'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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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가짜 골프채라고요?"

지난해 A씨는 일본의 한 고가브랜드 골프채를 수리하러 해당업체의 피팅센터에 갔다가 가짜라는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 하며 발길을 돌렸다. 직접 구매한 게 아니라 친구가 쓰던 클럽을 얻었기 때문에 자신의 체형에 맞게 스펙을 바꾸려던 참이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위조품은 당연히 정식 수입원을 통해 수리가 불가능하지만 일단 가짜임을 알려주고, 추후 유료로 해주기도 한다"고 A씨 사례를 설명했다.


위조품은 주로 명품가방이나 주류 등 고가상품에서 성행한다. 골프채도 마찬가지다. 김흥식 캘러웨이 이사는 "골프인구가 급증하던 10여년 전에는 위조골프채가 대량으로 적발되던 시기도 있었다"며 "요즘에는 세금이 뚝 떨어져 크게 줄었지만 아직도 유명브랜드 몇 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위조골프채는) 개인 물품으로 반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꾸준히 적발되고 있어 단속을 늦추지 않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일명 로드숍에서까지 가짜 스티커를 만들어 놓고 붙이는 일이 성행했던 것에 비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여전히 소홀히 할 수 없는 위조품목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해 6월 서울세관에서는 수입원가 10만원짜리 중국 골프채를 일본 고가브랜드로 둔갑시켜 판매하던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일본 다이와를 도용해 '제니스(ZENIS)'라는 여성용 골프채를 만들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팔았다. 968세트나 수입했고 세트 당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기존 모델을 위조한 것과 달리 아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유통시켰다는 점에서 신종 수법이었다.


고가골프채의 대명사로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일본산 혼마브랜드 역시 최근 상표의 철자를 교묘하게 바꿔 판매하던 업자가 단속에 걸린 사례가 있었다. 다이와 사건과 비슷한 상표법 위반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헐값에 판매되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리저리 옮겨 다녀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기 어려운 경우다.


'화이트 헤드'로 지난해 드라이버 시장에 열풍을 일으킨 테일러메이드 R11도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모조품이 유통됐다. 업체 측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라 조사에 들어갔지만 곧바로 판매업자의 사이트가 폐쇄됐다. 정품과 직접 비교해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외관상 차이는 없었지만 진품 스티커가 없었고, 무게도 달라 기능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온라인을 통해 병행수입품이 유통되면서 가격이 저렴해지자 가짜 골프채가 더욱 줄어드는 경향이지만 수법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완제품에 대한 위조품을 넘어 가짜 부품을 팔아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구력이 있는, 이른바 '고수'들이 헤드와 샤프트를 골라 직접 조립하는 '피팅클럽'을 선호하는 점을 악용해 가짜 헤드와 샤프트 등을 팔아 넘겼다.


100만원짜리 드라이버를 부품을 사서 조립하면 반값에 만들 수 있다는 유혹에서 출발했다. 국내에서는 주로 온라인 오픈마켓이나 카페 동호회 등을 통해 거래되고 이베이 등 해외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이베이에서 후지쿠라 샤프트를 도매가보다 싸게 구입했다는 한 피해자는 "색깔 등 페인팅 상태가 정교한데다가 바코드까지 붙어있지만 실제 진품보다 바코드가 길고 마감이 지저분했다"고 지적했다.


골프채 역시 위조는 중국이 출발점이다. 전세계로 유통되는 골프채 제조공장의 90%가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없는 브랜드가 없다. 20만원으로 풀세트에 골프화까지 살 수 있는 저급 모조품과 구분이 쉽지 않은 비싼 모조품까지 등급도 여러가지다. 심지어 중국 상하이를 다녀온 한 골퍼는 약 10만원에 혼마 아이언 세트를 구매했는데 이 브랜드의 등급을 구별하는 별표시(최고 5스타)를 원하는 대로 찍어준다고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유통되다 보니 지난달 미국에서는 골프용품업계가 모여 위조반대단체(USMACWG)까지 조직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퍼터 등 골프채뿐만 아니라 카트와 신발, 의류, 공 등 플레이에 필요한 모든 용품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수요가 있는 한 위조품이 계속 나올 것이므로 소비자에게 그 폐해를 꾸준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근 일본골프용품협회(JGGA)도 '짝퉁'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특수홀로그램 부착을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점조직으로 움직여 적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업체들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품을 등록하면 AS기간을 연장해준다거나 선물을 준다는 식의 캠페인도 벌인다. 관계자들은 "양이 많지 않아도 위조품이 적발되는 한 '정품 마케팅'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골퍼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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