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브랜드와 PRGR 등 경량시대 가속화, 가벼우면 더 나간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가볍고, 편안하게'
2012년 드라이버시장의 두 번째 화두는 '무게의 전쟁'이다. 일본 브랜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다. 출발점은 물론 비거리 증대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자신의 헤드스피드에 적합한 무게의 드라이버로 스윙하면 오히려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연구를 토대로 했다. 실제 스윙스피드가 80∼90마일인 아마추어골퍼의 경우 기존 300g의 드라이버보다 10% 정도 무게를 줄인 270g에서 무려 10야드 정도가 더 나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 "가볍게, 더 가볍게'= 클리브랜드골프가 선봉이다. 오는 3월 국내에 출시되는 클리브랜드 '블랙 265' 드라이버다. 총중량이 불과 265g이라는 게 놀랍다. 비밀은 일본 미야자키 공장에서 아시아 스펙으로 생산되는 초경량샤프트에 있다. 바로 미야자키 울트라 라이트 샤프트다. 버트에서 팁까지 샤프트 두께를 달리함으로써 초경량화를 완성하는 동시에 헤드 스피드와 탄도를 높이는 기능까지 수행해 비거리를 향상시킨다는 게 핵심이다.
공기역학적 디자인도 가미했다. 물방울 모양의 크라운은 스윙 과정에서 모든 각도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다. 무게 중심도 솔 뒷부분으로 재배치했다. 올랜도에서 만난 신재호 한국클리브랜드 사장은 "스윙스피드가 95마일 이하인 에버리지 골퍼를 타깃으로 정했다"며 "약 400명의 골퍼들이 시타한 결과 일단 스윙이 유연해졌고, 비거리도 늘어났다는 피드백을 얻었다"고 자신했다.
PRGR '에그 버드'도 비슷한 맥락이다. 총중량이 261g, 헤드 스피드별로 4종류의 샤프트를 선택해 정확하게 중량을 조절할 수 있다. 로프트 10도와 11도 두 종류에 일반 고무보다 비중이 약 20% 가벼운 고발포 고무의 그립까지 적용해, 그야말로 골프채 전체를 정밀 설계한 모델이다. 카스코 'D-MAX AR'은 아예 여성골프채보다도 가벼운 249g 밖에 안 된다. 윌슨 스태프 DXi 슈퍼라이트(Superlight) 역시 269g으로 경량화에 가세했다.
▲ "길게, 더 길게"= 경량 드라이버의 기술력이 '장척 샤프트'로 직결되는 현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클리브랜드 블랙이 45.75인치로 평균치를 상회하고, 파이즈는 46.25인치, PRGR 에그버드와 카스코 'D-MAX AR'은 더 나아가 46.5인치까지 늘어났다. 코브라 '롱톰' 드라이버의 길이는 특히 골프규칙에서 제한하는 한계치인 무려 48인치, 장척샤프트의 완성판이다.
장척 샤프트가 산술적으로 1인치가 길어질 때 마다 원심력이 커지면서 약 7야드 정도 더 멀리 나간다. 일반적인 45.5인치에 비해 10~20야드가 늘어나는 셈이다. 당연히 그만큼 컨트롤이 어렵다는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 메이커들이 고심 끝에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한 까닭이다. PRGR 에그버드는 일반적인 그립에 비해 7% 굵은 에그 전용 그립을 채용해 악력을 편안하게 조정했고, 카스코 'D-MAX AR'는 헤드 옆 부분에 굴곡을 넣어 강성을 높였다.
코브라 롱톰 역시 고강도 티타늄 8-1-1 합금 페이스에 초경량 블랙버드 샤프트를 장착해 남은 20g의 잉여 중량을 헤드 뒤편에 낮게 재배치한 앰프(AMP) 등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했다. 듀얼 롤 디자인의 E9 페이스설계를 통해 30%나 넓어진 타원형 스윗스팟을 구현해 실수완화성을 높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밖에 초, 중급 골퍼들을 위해 '하이 로프트' 드라이버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로프트가 낮아야 고수라는 편견을 버리고 체형에 적합한 로프트를 잡아야 슬라이스 방지 등 실전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실용적인 생각이 확산된 결과. 타이틀리스트에서 이미 12도짜리 910 D2를 선보였고, 클리브랜드 클래식(12도), 핑20(12도), 캘러웨이 레이저 X 블랙(13.5도) 등이 또 다른 트렌드를 열고 있다.
올랜도(美 플로리다주)=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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