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한 외환은행의 경영은 앞으로 '윤용로-장명기' 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면 내달 10일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지난 29일 주주명부 임원 명단에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과 장명기 전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을 포함시켜 외환은행 측에 통보했다.
외환은행은 내달 10일 이사회를 열어 3월1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논의할 안건을 정하고 클레인 행장 겸 이사회 의장의 공백을 막기 위한 대행 선임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클레인 행장은 이사회를 앞두고 물러날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클레인 행장을 대행할 상임이사가 없어 법원에 임시 대표이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윤 행장 내정자는 임시주총 이전부터 외환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장 전 부행장은 신한은행 출신이면서 외환은행의 속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게 하나금융 측의 판단이다. 윤 부회장과 장 전 수석부행장이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경우 외환은행 등기임원은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론스타 측이 선임한 외환은행 사외이사들의 교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이미 외환은행 신임 사외이사로 오세종 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정광선 중앙대 명예교수,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 홍은주 전 iMBC 대표, 하용이 전 한국은행 홍콩 사무소장 등을 내정했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오늘 준(準) 회장추천위원회 성격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를 열어 김승유 회장의 후계 구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미 여러차례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통합 절차 등을 이유로 연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오는 3월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은 이미 퇴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동안 핵심과제로 추진했던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된 만큼 하나금융을 4대 금융지주사의 하나로 키운다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인수 승인이 1년 넘게 미뤄지면서 주변에 "나도 지친다"면서 간접적으로 사퇴 의사를 내비쳐왔었다. 하지만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통합 과제가 산적한 만큼 연임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