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물러난다 했지만 주변 만류가 변수
외환銀 인수 확정 후 거취 관심
대안 부재론에 4연임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의 거취가 도마위에 올랐다. 김 회장은 이미 여러차례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통합 절차 등을 이유로 연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4연임' 여부는 내달 9일로 예정된 하나금융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월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은 이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퇴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동안 핵심과제로 추진했던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된 만큼 하나금융을 4대 금융지주사의 하나로 키운다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회추위에 후임에 대한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인수 승인이 1년 넘게 미뤄지면서 주변에 "나도 지친다"면서 간접적으로 사퇴 의사를 내비쳐왔었다.
이런 가운데 숙원이던 외환은행 인수가 마침내 현실화되면서 용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회장의 사임이 현실화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감독당국의 승인은 떨어졌지만 외환은행 노조가 매매계약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법정 싸움을 불사할 뜻을 밝혀 실질적인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려면 김 회장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특히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이 이달 전격 사퇴한 상황이어서 김 회장에 대한 '대안 부재론'도 팽배하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지난해 3연임 당시처럼, 외환은행 문제를 매듭지으라는 이사진의 설득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4연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올해 69세인 김 회장은 규정상 70세까지 현업에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올 1년 더 하나금융을 위해 뛸 수 있다는 것도 그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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