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미디어법 직권상정 통과 직후…의원실 찾아와 500만원 건네
정 전 보좌역으로부터 직접 돈 봉투를 건네받았다는 당시 문방위 소속 A 의원 보좌관은 26일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나 "정 보좌관이 국회의원회관 의원실로 찾아와 명함을 건네며 최시중 위원장이 (의원이) 해외출장을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전해달라며 500만원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당시 문방위 소속 일부 의원들은 해외출장을 앞두고 있었다. 이 보좌관은 "봉투에는 5만원짜리 신권지폐로 100장이 들어 있었다"며 "의원 지시로 정 전 보좌역 지인에게 돈 봉투를 돌려줬다"고 말했다.
정 전 보좌역이 돈 봉투를 건넨 시점은 2008년 12월부터 극심한 진통을 겪은 끝에 2009년 7월 종합편성채널 출범 여부가 걸려 있는 미디어법이 직권 상정으로 통과된 직후다. 미디어법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신문법과 방송법을 포함한 것으로 지금의 4개 종합편성채널을 탄생시킨 결정적인 모태가 됐다. 이 때문에 방통위측에서 관련 의원들에게 '답례'로 돈 봉투를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A 의원 외에도 다른 의원들에게도 금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추가 관련자가 드러나면 파문은 확산될 조짐이다. 당시 정 전 보좌역은 문방위 소속 관계자 사이에서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이나 다름없다" "최시중 위원장의 온갖 심부름을 도맡고 있다"는 말이 돌만큼 '실세'로 통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 전 보좌역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보좌역은 국회 미디어법 로비 정황 외에도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수억원대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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