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낙찰률 높아 담합 논란...97%대로 철도 공사 평균 60%대보다 훨씬 높아...차량 운행시스템 고가 구입해 특혜 논란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인천시가 공사비 1조3000억 원 짜리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하면서 혈세를 낭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설사들의 담합에 놀아나 비싼 가격에 토목 공사를 계약했고 차량ㆍ운행시스템도 지나치게 비싸게 구입했다는 것이다.
이한구 인천시의원은 최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인천시 도시철도본부가 16개 공구로 나눠 실시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입찰에서 대형건설사들이 담합해 낙찰률을 고의로 높여 이득을 취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인천시가 지난 2009년 착공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전까지 서구 오류동~남동구 인천대공원간 총 29.2km의 노선에 정거장 27개소, 차량기지 1개소, 주박기지 1개소 등을 건설하는 공사로 전체 공사비가 1조2934억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38.09%의 공사가 진행됐다.
문제는 공사 입찰에서 낙찰률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따낸 206공구 한 곳만 63.68%의 낙찰률을 기록했을 뿐 가장 낮은 곳인 215공구가 94.7%나 되고 211공구는 100%에 가까운 99.90%를 기록하는 등 평균 97.56%의 낙찰률로 계약이 이뤄졌다.
반면 인천시가 지난 2004년 착공했던 인천지하철1호선 송도 연장선 공사의 낙찰률이 60.07~63.29%에 불과했다. 대한건설협회의 '최저가 낙찰제 공사의 평균 낙찰률 분석' 자료에서도 철도 공사는 평균 60.35%의 낙찰률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인천도시철도2호선 공사 낙찰률이 이렇게 사상 유래없이 높은 것은 건설사들이 담합을 한 결과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묘하게도 16개 구간의 공사를 국내 20대 대형건설사들 중 어느 곳 하나 중복 수주하지 못하고 골고루 나눠가졌다는 것도 담합 의혹을 뒷받침해 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차량ㆍ운행시스템을 지나치게 비싸게 구입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인천시는 도시철도 2호선에 투입할 차량을 현대로템측과 1대당 24억5000만원에 계약했는데, 이는 현대로템이 만든 김해 경전철 동일기종 차량가 13억4000만원에 비해 11억1000만원이나 비쌌다. 인천시가 차량과 운행시스템을 분리발주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데 통합 발주해 경쟁 입찰을 구조적으로 제한해 1000억 원 가량을 더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토목공사 입찰에선 건설사들의 담합에 의해, 차량ㆍ운행시스템 입찰에선 입찰의 구조적 제한에 의해 수천억 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며 "정확한 계약 경위를 파악해 적정가로 재계약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의회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거나 조사특위를 구성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담합 의혹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모든 공사는 2009년에 입찰 계약된 것으로, 송영길 시장 취임 이전에 이뤄진 사항이다"며 "내부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됐고, 차량은 2호선이 규모가 커서 비싼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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