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년만에 최대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18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지난 6월 예상했던 세계경제성장 전망치 3.6%를 2.5%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원인에 대해 "유로존의 경기후퇴가 인도나 멕시코 같은 신흥시장의 경기 하강 속도까지 가속시키고 있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게 됐다"고 밝혔다.
앤드류 번스 세계은행 거시경제팀 팀장은 이번 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조정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있었던 일들로 인해) 성장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유럽의 부채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유럽의 경제 성장률을 6월 전망치 1.8%에서 -0.3%로 낮췄다. 유럽의 부채위기로 경기 침체에 빠져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유럽보다는 덜 비관적이긴 하지만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낮아졌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2.9%에서 2.2%로 떨어졌다.
세계은행은 개도국들의 경제 성장률을 기존 6.2%에서 5.4%로 낮췄다. 선진국들의 경우에는 당초 예상했던 2.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번스 팀장은 "2008~2009년만 해도 몇몇 신흥국들이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이들 신흥국 역시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위축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번스 팀장은 "선진국은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도록 재정정책을 펼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태이고, 개도국들은 경기하강 국면 속에서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EU위기가 더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자본시장이 경색되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될 상황을 들었다. 세계은행은 최악의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유럽을 기점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은 열어놨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를 쓰는 나라들이그럭저럭 문제를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들 나라가 문제 해결에 실패한다면 자본시장은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미국과 일본의 경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약한 상태"이며 "유럽은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고 봤다. 이머징 마켓에 대해서는 "통화 정책의 고삐를 풀어야 하는 경기 하강국면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들이 공동 노력으로 부채 위기가 패닉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은행은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예상보다 0.5%포인트 낮춰 3.1%로 제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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