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한류, 우리가 만들고 세계가 즐긴다."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동 북한산의 대성문. 한 남자가 이 같이 외치자 나머지 사람들도 따라 외쳤다. 기념 촬영을 마친 이 남자의 입에선 '한류' 얘기가 떠나질 않았다.
그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최 장관은 이날 출입 기자단과 가진 신년 산행 내내 한류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올 한 해 문화계의 화두는 한류라는 것이다.
정릉동 국민대학교 정문 앞. 오전 9시가 될 무렵 사람들 30명이 이곳으로 모여 들었다. 최 장관과 곽영진 문화부 1차관, 김용환 문화부 2차관 등이었다. 이들 무리는 이내 북한산 등반을 시작했다. 무리의 선두엔 최 장관이 있었다.
그는 30여년 동안 매주 주말마다 등산을 해왔다. 지난해 2~9월 문화재청장을 지낼 땐 대전광역시에 있는 계룡산을 다녔고, 최근엔 북한산을 다닌다고 했다.
최 장관은 "등산을 할 때 제일 좋은 건 고비 고비를 넘기며 얻는 성취감"이라면서 "매주 등산을 하다보니 한 주라도 거르면 몸이 찌뿌둥한 걸 바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산행을 함께 한 사람들을 맨 앞에서 이끌면서도 힘든 기색이 전혀 없는 그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1시간여 오른 뒤 잠깐 쉬어가는 시간. 대성문 자락에 선 최 장관이 문화 해설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그는 북한산성 이야기로 입을 열었다. 중국과 일본에도 산성은 있지만 한국은 고유한 형태의 산성을 갖고 있어 외세의 침략을 잘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10여분이 지났다. 대남문과 청수사 등을 거쳐 구기동 소방서까지 북한산을 내려오는 길에도 그의 해설은 이어졌다.
최 장관이 전통 문화에만 이렇게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는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아우를 것인지, 한류를 어떤 방식으로 키워나갈 것인지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최 장관은 "올 한 해 전통 한류와 현대 한류를 한 데 아울러 한류 산업을 키워나가겠다"면서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의 '법고창신(法古創新)'처럼 전통 한류와 현대 한류를 어떻게 하나로 꿰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가 문화부의 2012년도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의지는 산행을 마무리하는 구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산행 대회의 마지막 구호는 '한류, 우리가 만들고 세계가 즐긴다'였다.
문화부는 이와 관련해 '2012년도 업무보고'에서 한류 사업 관련 예산을 지난해 17억원에서 올해 53억원으로 늘리고,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등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또 한류의 확산을 위해 관련 산업 일자리 창출에 43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 720개를 만들 방침이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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